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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진 셀트리온 그룹 회장이 최근 셀트리온 그룹주 주가가 동시 다발적으로 폭등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고있다. 월급쟁이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명실상부한 국가대표 ‘자수성가형 기업인’으로 자리매김한 이후에도 성공신화를 거듭 써나가고 있어서다. 주가가 급격히 상승하며 서 회장은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을 제치고 이건희,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부회장에 이어 주식부호 3위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그는 한국생산성본부 근무 시절 대우그룹 컨설팅을 진행하다 김우중 회장의 눈에 띄면서 1991년 대우자동차 기획재무 고문에 임명됐다. 당시 나이 서른 넷에 불과했다. 그러다 1997년 IMF 사태가 터지면서 서 회장은 대우자동차를 나오게 됐고 1999년 대우차 퇴직 동료 10여명과 사무실을 차렸다. 하지만 사무실만 있을 뿐 딱히 할 만한 사업 아이템은 찾지 못했다. 그러다 우연찮게 제약업 얘기를 들었다. 서 회장은 “당시 제약 시장 규모(약 1000조원)는 자동차 시장의 2배인데, 한국 제약시장 규모는 8조원에 불과했다”며 “세계 10위권인 한국 경제 규모에 비해 너무나 보잘 것 없어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2002년 셀트리온을 설립한 그는 바이오시밀러 분야 중 난도가 가장 높아 아무도 성공하지 못한 ‘항체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천명했다. 하지만 세상은 모두 코웃음을 쳤다. 아무런 경험도 없는 비전문가집단이 어떻게 아무도 성공 못한 항체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할 수 있느냐는 의구심 때문이었다.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은 가능성 하나만 믿고 셀트리온에 투자했다. 테마섹은 2010년 2080억원을 시작으로 총 3500억원을 투자했다.
램시마는 2013년 유럽 허가 이후 현재는 오리지널약 시장의 50%를 빼앗아 올 만큼 성장했다. 램시마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공매도는 급감했다. 램시마 뒤는 세계 최초의 혈액암 항암제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가 이었다. 서 회장은 “트룩시마의 초기 성장세는 램시마 성장속도보다 더 빠르다”며 “램시마 품질로 셀트리온 제품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형성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최근 한 달 새 셀트리온그룹의 상장 계열사 세 곳이 호재가 맞물리면서 서로 주가를 끌어올렸다. 셀트리온의 최근 주가 급등은 안정적 실적에 코스피 이전 이슈가 호재로 작용했다. 셀트리온은 지난달 29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코스피로의 이전을 결정했다. 코스피로 이전하면 공매도의 영향이 줄어들고 약 3000억~6000억원에 이르는 기관과 외국인의 자금이 공급돼 수급이 안정되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다. 셀트리온은 코스피로 이전하면 시가총액(약 21조원) 기준으로 SK텔레콤과 엇비슷한 15위권에 자리잡게 된다.
그는 이날 주총장에 깜짝 등장해 “2배로 증설 중인 1공장은 건설에 차질이 없고 계획 중인 3공장은 파트너사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외국에 지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주주총회에 참석한 한 주주는 “구제적 수치보다 서 회장의 힘이 실린 말 한마디가 더 신뢰가 갔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제약, 미개척지 美제네릭 시장 도전장
램시마, 트룩시마의 매출 증가는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매출증대로 이어진다. 두 약 유통을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전담하고 있어서다. 셀트리온이 코스피로 이전하면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의 코스닥 대장주 자리를 이어받게 된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시가총액은 8조5430억원으로 셀트리온에 이어 2위다. 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항상 “주주와 직원과 국가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기업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