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 돈, 버는 돈은 그대로인데 공시가격이 오른다고 보험료를 더 내고 기존에 받던 혜택까지 사라진다니 이보다 더 억울한 일이 어디 있을까요. 그러나 세간의 우려와 달리 공시가격 상승이 건강보험이나 복지혜택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건강보험료를 볼까요. 건강보험공단 계산에 따르면 공시가격이 30% 상승할 경우 재산을 가진 지역가입자의 건강보험료는 약 4% 오를 전망입니다. 월 최대 2만7000원까지 오를 수 있는데, 월 2만7000원이나 건강보험료가 오르려면 적어도 공시가격 50억원 이상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어야 합니다. 또 지난해부터 건강보험공단은 보험료 부과체계를 바꿔나가고 있습니다. 재산보다는 소득 중심으로 보험료를 부과하는 방식이죠. 만약 공시가격 상승이 보험료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친다면, 이를 적극 조정한다는 게 건강보험공단의 입장입니다.
따라서 공시가격 상승으로 기초연금 수급자에서 탈락했다면, 소득상위 30%에 해당한다는 얘기입니다. 탈락한 사람 대신 다른 사람이 그 연금을 수급하게 됩니다. 소득과 재산이 더 적은 사람이 말입니다.
장애인연금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 역시 만 18세 이상 중증장애인의 소득하위 70%에 지급하는 연금입니다. 특히 정부는 매년 장애인연금 수급자를 결정하는 소득인정액을 꾸준히 높이고 있습니다. 혹시나 기준이 높아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보건복지부는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여파를 집중적으로 살필 계획입니다. 혹시라도 공시가격 상승으로 지원을 받아야 할 대상자가 탈락하는 일이 없도록 기준을 조정해 나간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