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대웅 기자] 국내에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투자가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이른바 `비트코인 좀비`가 사회문제화 되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는 365일 24시간 쉬지 않고 이뤄지다 보니 한탕주의에 들뜬 이들이 밤잠을 자지 않고 투자에 나서는 모습이 확산되고 있다. 도박·사행심리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가상화폐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장에서 비트코인의 최근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2~3조원에 달하며 코스닥 시장의 규모를 넘어서고 있다. 전세계 비트코인 거래의 20% 이상이 한국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렇다 보니 한국에서 비트코인 시세는 다른 나라보다 20% 안팎의 프리미엄이 붙은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 시세는 지난 8일 오후 2500만원 수준에 이른 뒤 급격하게 변동성이 커지기 시작해 10일 오전 1700만원을 넘나들고 있다. 고점 대비 30% 이상 폭락한 셈이다. 그러나 그동안 단기적으로 급락한 뒤에도 이를 뛰어넘는 시세를 분출해 왔다며 오히려 급락을 매수 기회를 삼겠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 또 변동성이 커지다 보니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기성 자금도 대거 몰려들고 있다. 길게 보면 올해 1월 초 1000달러에 불과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만 무려 10배 이상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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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등 세계 각국에서는 가상화폐를 제도권으로 끌어안는 움직임이다. 미국은 비트코인을 투자자산에 포함한 펀드도 출시돼 연간 펀드수익률 최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 도쿄금융거래소 역시 관련법을 개정하면 내년에 비트코인 선물을 상장할 예정이다.
이같은 재료로 최근 시세가 분출했지만 재료 노출로 일순간 시세가 급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호재를 앞두고 단기 급등한 시세는 금세 꺼지는 경우가 많다”며 “가상화폐의 경우 어떤 차이를 보일지 모르지만 다소 불안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가상화폐 시장이 투기판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해외 언론들의 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블룸버그는 한국이 비트코인의 `그라운드 제로(핵폭탄이 터지는 지점)`라며 한국의 비트코인 열풍을 소개했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전세계의 1.9%에 불과하지만 비트코인 거래에서 한국의 원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21%에 달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