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이 본 한국]韓서 오징어게임은 드라마가 아닌 현실이다

韓 개인 파산 건수 5년 내 최고…채무 연체자 비율도↑
자영업자 비울 높고 집값상승에 투기 성향 강화
파산 위기 시 재기 방법 마땅치 않아 절망감 더 커
"트럼프도 한국이었으면 파산해 대통령 못 됐을 것"
  • 등록 2021-10-23 오전 11:02:00

    수정 2021-10-23 오전 11:02:00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넷플릭스의 드라마 시리즈 ‘오징어게임’이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한때 넷플릭스 서비스 국가 대부분에서 드라마 부분 1위를 차지했으며, 약 1억4200만개의 넷플릭스 계정에서 오징어게임을 시청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오징어게임의 초록색 체육복을 입고 3분기 실적을 발표 중인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도 오징어게임의 수혜를 톡톡히 봤습니다. 로이터통신은 넷플릭스가 지난 7~9월 사이 438만명의 이용자를 새로 유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월가 전문가들이 전망한 386만명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입니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공동 대표(CEO)는 오징어게임에서 참가자들이 입은 녹색 운동복을 입고 3분기 실적 설명회를 가져 화제가 되기도 했죠.

넷플릭스는 한국 문화 전파에도 크게 공헌했습니다. 이미 이베이 등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선 ‘달고나 키트’가 판매되고 있고, 프랑스에서는 오징어게임에 등장한 한국 전통 놀이문화를 즐길 수 있는 체험장도 문을 열었습니다. 드라마 주연인 배우 이정재는 고담 어워즈 신작 시리즈 연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오징어게임 포스터(사진=넷플릭스)


韓 개인 파산 건수 5년만에 최고…채무 상환 연체 비율도 늘어나

오징어게임의 인기와 성공이 자랑스럽고 뿌듯한 것과는 별개로 이 작품에 반영된 한국사회의 현실에는 쓴 웃음이 나옵니다. 드라마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단지 허구로 느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로이터통신도 오징어게임이 드라마가 아니라 한국에서 실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꼬집습니다. 오징어게임 캐릭터들처럼 한국인들은 과도한 부채에 시달리고 있으며, 재기할 방법 또한 마땅치 않다는 지적입니다.

로이터통신은 한국의 개인 파산 건수가 지난해 5만379건으로 5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개인 채무 상환을 연체하는 사람의 비율은 2017년 48%에서 지난 6월 55.47%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고 덧붙였습니다.

더 큰 문제는 자영업자와 개인들이 파산 위기에 직면했을 경우 구제 방안이 많지 않다는 점입니다. 특히 한국은 자영업자 비중이 높아 더욱 쉽게 채무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한국의 자영업자 수는 고용시장에서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으며, 자영업자의 62%가 3년 안에 사업을 접고 있습니다.

법원 로고(사진=연합뉴스)


한 번 실패하면 나락으로…현실판 오징어게임과 다를 바 없어

로이터는 불충분한 사회 안전망과 파산 회생 프로그램의 부재가 일부 한국인을 절망에 빠뜨릴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개인파산을 전문으로 하는 서울의 한 변호사는 “미국에서는 사업으로 진 부채가 개인 부채와 분리돼 있다”라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前) 대통령이 한국인이었다면 여러 번 파산을 해서 대통령의 자리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2019년 회생절차를 마친 한 사업가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정부는 스타트업 등 창업을 장려하지만 실패한 기업을 돌보지 않는다”라면서 “두 번째 기회가 없다면 이것이 ‘오징어게임’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반문했습니다.

폭등한 집값도 가게 부채 증가의 원인이라고 로이터는 봤습니다. 집값이 치솟는 가운데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들자 대다수 사람들이 투기가 부의 유일한 길이라고 여기고 있단 것입니다. 실제로 한국의 가계대출은 지난 6월 말 기준 사상 최대인 1806조원에 달했고, 주식 관련 유튜버들이 콘텐츠가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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