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량끝 제약 영업사원들 "영업하기 힘드네"

리베이트 규제 강화에 제약사들 판촉비 삭감 등 내부단속
영업사원들 "목표달성은 종용, 사실상 개인 비용으로 영업 지시" 불만
  • 등록 2014-08-01 오전 8:18:55

    수정 2014-08-01 오전 8:18:55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회사에서 리베이트를 주지말라며 기본적인 판촉비를 모두 삭감했어요. 그러면서 매출은 기존 목표대로 달성하라고 압박하니 막막합니다. 불법행위를 하다 적발되면 책임을 모두 떠넘기겠다는 엄포도 놓고 있어 영업환경은 최악입니다.” (국내 상위 제약사 한 영업사원)

제약업계 영업사원들이 최악의 영업환경에 처해있다. 제약사들의 리베이트 감시 강화에 “정상적인 영업활동도 위축된다”며 울상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제약협회는 최근 불법 리베이트를 근절하겠다는 자정결의를 선언했다. 또 합법적인 판촉활동의 가이드라인을 담은 기업윤리강령과 표준내규도 발표했다.

예를 들어 의사들에게 제품설명회를 개최할 경우 1일 10만원 이내의 식음료 및 1만원 이하의 판촉물을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제품설명회도 한달에 4회 이내로만 열 수 있도록 하는 등 구체적인 영업지침이 담겨있다.

정부의 리베이트 규제 강화에 따른 변화다. 보건복지부는 리베이트로 적발된 의약품의 건강보험 적용을 중단하는 ‘리베이트 의약품 요양급여 정지·제외법’을 시행했다. 리베이트로 적발되면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되는 강력한 처벌 규정이다.

제약사들은 내부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동아에스티(170900)는 최근 대표이사 직속으로 준법감시실을 신설했다. 한미약품(128940)은 지난 2분기 공정거래 규정 위반으로 영업사원 9명에 대해 인사제재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대웅제약(069620)은 전 직원들에게 ‘윤리경영 핸드북’을 배포하고 정도영업을 지시했다. 올 상반기에는 내부지침을 위반한 직원 6명도 징계했다.

실제로 영업현장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불법 행위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명분으로 영업사원들의 판촉비를 모두 삭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모 제약사 한 영업사원은 “기존에는 리베이트 감시가 강화되면 적발되지 않을만한 은밀한 영업전략을 발굴하느라 여념이 없었지만 최근에는 비용이 소요되는 판촉활동은 차단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영업사원들은 울상이다. 국내업체 한 영업사원은 “기본적인 판촉비마저 주지 않으면서 영업을 하라는 것은 사실상 영업사원 개인 비용으로 영업을 하되, 불법행위가 적발되면 영업사원에게 모두 책임을 떠넘기려는 의도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똑같은 시장에 수십개의 제품이 진입한 제네릭(복제약) 시장의 경우 의사들에게 금품이나 물품으로 사례하는 방식이 사실상 유일한 판촉활동으로 꼽혔다. 더욱이 판촉비용은 줄이면서 목표 매출 달성은 그대로 종용하고 있어 영업사원들은 더욱 허탈해하는 분위기다.

다국적제약사의 한국법인들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유지했던 과거와는 달리 굵직한 신제품 발굴이 쉽지 않아 영업에 더욱 몰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리베이트로 적발되면 심각한 매출 손실 뿐만 아니라 본사 차원에서도 중징계가 내려질 수 있어 더욱 경계하는 눈치다. 특히 국내업체와 제휴를 통해 영업하는 업체들은 제휴업체의 동향에도 촉각을 기울이는 실정이다.

다국적제약사 한 관계자는 “주로 의사들을 상대로 제품설명회를 통한 영업이 사실상 유일한 영업도구인데, 이마저도 비용 규제가 엄격해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능할 정도다”고 토로했다.

주요 의약품 리베이트 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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