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의료 기업에 벤처캐피털이 몰려드는 까닭

전통의 1위 정보통신서비스 제쳐
시장서 통할 기술력 보유한 회사 늘고
'성공 가능성 높다' 인식 자리잡아
  • 등록 2016-09-26 오전 7:00:00

    수정 2016-09-26 오전 7:00:00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바이오·의료분야로 벤처캐피털 자금이 몰리고 있다. 올들어 오랫동안 투자유치 1위 업종이던 ICT(정보통신기술) 서비스 분야까지 제치며 가장 뜨거워진 투자업종으로 급부상했다.

25일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올해 7월말까지 바이오·의료분야 신규투자액은 2291억원으로 ICT서비스(2178억원)를 따돌리고 투자분야 1위에 올랐다. 지난해 바이오·의료 분야 전체 투자액은 3170억원으로 ICT서비스(4019억원)의 80%에 불과했다. 그간 우리 경제를 이끌던 중후장대(中厚長大) 산업의 확실한 대안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지난해 9월 경기도 성남에 둥지를 튼 브릿지바이오. 신약 후보물질을 직접 개발하는 대신, 외부 파트너 연구소나 기업으로부터 후보물질을 도입해 동물실험과 임상시험에 집중하는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 전문회사다. 설립한 지 채 1년이 안됐지만 최근 벤처캐피털들로부터 145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는 “설립한 지 얼마 안된데다 국내선 낯선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이었기에 100억원만 투자 받아도 성공이라고 생각했다”며 “총알이 탄탄해진 만큼 계획하고 있는 해외 임상시험을 수월하게 시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NRDO 비즈니스는 초기 후보물질 탐색 단계에서의 실패 확률을 줄이고 비용과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미국에서는 바이오기술 기업의 3분의 1이 NRDO 회사일 정도로 일반화된 형태다. 하지만 기초연구부터 상품화까지 전 과정을 직접 하는 게 익숙한 국내 제약업계에서는 아직 낯선 방식이다. 브릿지바이오는 회사 설립 직후 한국화학연구원과 성균관대가 공동개발한 궤양성 대장염 치료 후보물질 ‘TRP-401’을 30억원에 도입했다.

바이오·의료분야 신규 투자 규모(자료=한국벤처캐피탈협회)


업종별 벤처캐피탈 투자금액(억원. 자료=한국벤처투자협회)
바이오·의료분야에 투자하는 펀드도 2012년까지 전무했지만 지난해 6개 펀드가 무더기로 생겼다. 올들어서도 7월 현재 4개 펀드가 추가로 늘었다. 올들어 만들어진 전체펀드 약정금액(1조9214억원) 중 바이오·의료펀드 분야에만 2270억원이 설정돼 전체의 12%를 차지한다.

바이오·의료분야에 투자가 몰리는 이유는 전망이 밝다고 보기 때문이다. 김명기 LSK인베스트먼트 대표는 “고령화로 인한 만성질환 증가, 건강에 대한 관심, 미충족 의료수요의 확대 등으로 바이오·의약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지난해 한미약품의 8조원대 기술수출 성공, 삼성그룹의 바이오 의약업 진출 등으로 산업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국내 바이오벤처를 바라보는 해외시각도 달라졌다. 세계적 벤처캐피털인 이스라엘 요즈마그룹의 경우 2014년 경기도 성남 판교에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캠퍼스를 세웠다. 지난 6월에는 국내 유망 바이오벤처에 1조원을 투자해 바이오스타트업 1000개를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갈 에를리히 요즈마그룹 회장은 “아이디어가 좋고 기술 수준이 높은 한국 연구진은 굉장히 매력적”이라며 “그동안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이들이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운 중국 기업도 국내 바이오·의약분야에 관심이 많다. 이들은 벤처캐피털 펀딩에 참여하거나 특정 기업에 직접 투자한다. 약국 자동화설비 제조업체인 크레템의 경우 올초 중국의 DIH사에 500억원에 팔리기도 했다. 바이오벤처협회 관계자는 “회사 운영 초기에 벤처캐피털의 투자를 받은 회사가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IPO에 성공해 지속적인 성과를 내는 등 선순환구조가 완성단계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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