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에 '병신년'주의보가 내려진 까닭

부정적인 어감 탓..업계 "다른 단어 쓰자"
한자와 병기하거나 아예 한자만 쓰기도
  • 등록 2015-12-31 오전 8:06:54

    수정 2015-12-31 오후 1:58:05

MBC 무한도전 방송장면 캡쳐
[이데일리 임현영 기자] A백화점은 새해 마케팅 보도자료 제목에서 ‘병신년’이란 단어를 빼기로 했다. 자칫 부정적인 느낌을 줄 수 있다는 염려에서다.

A백화점 측은 “병신년이란 단어가 괜히 오해를 살 수 있다는 내부 의견이 나왔다”면서 “해당 단어가 빠진 다른 제목이 최종 채택했다”고 전했다.

2016년을 앞두고 유통업계에 ‘병신년(丙申年)’주의보가 내려졌다. 육십갑자에 따라 연도를 헤아리는 전통에 의해 2015년 을미년에 이어 자연스레 찾아온 병신년이지만 욕설과 비슷한 어감을 지녔기 때문이다.

특히 유통업계는 다른 업종보다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이에 따라 부정적인 어감을 지닌 병신년을 전면에 내세우는 데 조심스러워하는 눈치다.

이 관계자는 “물론 병신년이 엄연히 연도를 의미하는 고유명사인만큼 못 쓰는 것은 아니다”면서 “하지만 ‘새해’, ‘신년’ 등 다른 단어를 쓸 수 있는데 굳이 사용해 긁어 부스럼을 만들 필요는 없다고 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실제로 유통업계에서 마케팅에 해를 표기해야 할 경우 병신년이란 단어를 단독으로 쓰는 경우는 보기 힘들어졌다. 보통 한자와 병기하거나 ‘붉은 원숭이띠해’로 바꿔 사용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아예 한글은 빼고 한자인 ‘丙申年’만 표기하는 업체도 생겼다. 올해 초 ‘을미년’이란 단어를 활용한 마케팅이 줄을 이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실제로 페이스북은 아예 병신년이란 단어를 넣은 마케팅을 금지하기도 했다. 해당 단어를 욕설로 인식할 경우 광고 이용이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한자(丙申年)와 병행 표기할 경우 페이스북에 게재 가능하다.

사실 유통업체에서 병신년의 어감을 걱정하는 건 기우가 아니다. 이미 온라인 상에 병신년의 발음을 활용한 패러디물이 가득하다. ‘병신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게시물에도 이를 조롱하는 댓글이 달린다. 자칫 잘못하다간 자사 마케팅이 네티즌 사이 조롱거리로 전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B 백화점 관계자는 “아직까지 병신년 표기에 대해 구체적 제재가 있는 경우는 없었다”면서 “그래도 마케팅하는 입장에서 해당 단어에 대한 거부감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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