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실종 추적팀, 확대 두달만에 10명 찾았다…"조직 상설화해야"

1년 이상 장기 사건 수사관 1명이 평균 6건 담당
과학수사 기법 발달에도 수사의지·발품이 해결책
전문 인력 부족과 한시적 수사 기간은 과제
  • 등록 2017-10-16 오전 6:30:00

    수정 2017-10-16 오전 6:30:00

세계실종 아동의 날인 5월 25일 ‘제11회 실종아동의 날’ 행사장에 실종 아동들의 사진이 걸려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실종자가족들은 장기실종자 올해 2월 경북지방경찰청은 ‘장기실종 추적팀’을 꾸렸다. 지방청 차원에서 장기실종 사건 전담팀을 구성한 것은 경북청이 처음이다.

팀 구성 닷새 만에 장기실종자 1명의 행방을 확보해 가족에 인계하는 등 경북청의 장기실종 추적팀이 성과를 내자 경찰청은 지난 8월 전국 17개 지방청으로 장기실종 사건 전담팀 구성을 확대했다.

경북청 내 장기실종 추적팀장을 맡고 있는 이수강 경북청 여성청소년수사계장은 “실종자 가족이 겪을 안타까움을 조금이나마 덜어 드리고자 전담팀을 만들었다. 이후 열 명의 팀원을 이끌고 2월부터 반 년간 글자 그대로 발에 땀이 나도록 수사했다”고 말했다. 경북청은 실종자 전담팀을 장기실종자 추적팀과 실종수사 초동 기동팀(가칭)으로 이원화해 실종자 추적작업을 효율화한다는 방침이다.

전담팀 설립 2개월여 만에 10명 가족 품으로

1년 이상 장기실종의 경우 다른 사건보다 수사가 까다로운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사건이 장기화할수록 추가 제보나 단서가 줄어들어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가 어렵다. 폐쇄회로(CC)TV 분석 등 과학수사 기법의 발달 덕분에 작은 단서로도 실종자를 찾을 가능성이 예전보다 높아졌지만, 장기실종 사건은 결국 무연고자 시설 등을 직접 찾아다니는 등 수사관이 발품을 팔 수밖에 없다.

경북청 장기실종 추적팀 조성호 경위는 “실종자 이름과 나이 등 기본적인 신상정보가 정확한지 묻는 등 가족 면담을 우선 진행한 뒤 시설에 있는 수용자들을 일일이 만나 상담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지난 2014년에도 ‘182 실종아동찾기센터’에 장기실종 추적팀을 신설한 바 있다. 경찰은 센터 내에 팀장 1명과 수사관 5명으로 이뤄진 추적팀을 두고 장기실종자 수색작업을 맡겼었다. 그러나 1년여 만에 인원감축 등으로 추적팀이 장기실종자 수색에 어려움을 겪자 경찰청은 상대적으로 수사 경험과 인력이 풍부한 지방경찰청에 장기실종자 수색 지휘봉을 맡겼다.

2월 경북청을 시작으로 지난 8월 전국 지방청에 전담팀을 둔 지 2개월여 만에 장기실종자 10명을 가족 품으로 돌려보내는 성과를 거뒀다. 경찰 관계자는 “전담팀은 다른 업무는 배제한 채 실종자 수색에만 집중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단기간 내에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종수사 전문인력 양성·전담팀 상설화 해야

문제는 17개 지방청에 장기실종 사건 전담팀이 꾸려지기는 했지만 경북청 등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정식편제가 아닌 임시조직이어서 인사수요 등이 발생하면 언제든 팀이 해체될 수 있다는 점이다. 장기실종자 가족들은 전담팀을 정식조직 편제에 포함해 상시운영할 것을 요구하는 이유다,

서기원 실종아동찾기협회 대표는 “기존 조직이 사라지고 다시 새로 팀을 꾸리는 현상이 반복되다 보니 수사 노하우나 가족과의 네트워크에 단절이 생긴다”며 “이번에는 장기실종 추적팀이 제대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내년에 전담팀을 정식 직제에 편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나 인원이나 예산문제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지금까지 거둔 성과와 앞으로 추가로 낼 성과를 토대로 내년도 정식으로 편제에 포함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관련 단체들은 전담 추적팀 인원을 늘려 10년 이상 장기실종 아동 사건의 경우 일대일로 수사관을 배정하는 등 업무집중도를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17개 지방청에서 장기실종자 수색을 맡고 있는 수사관은 총 62명. 지방청마다 3~5명 꼴이다. 이들이 맡고 있는 장기실종사건은 18세 미만 278명과 지적 장애인 110명 등 총 388명이다. 수사관 1명이 6건씩을 맡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한 달에 한 번씩 장기실종자로 분류된 사건들이 이첩되고 있어 업무량이 계속 늘고 있다. 올 들어 지난 8월 말까지 접수된 18세 미만 실종 아동 실종 신고는 총 1만 3257건이다. 이중 169명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나주봉 전국미아찾기시민모임 회장은 “순환 근무 때문에 실종 수사 경험이 있는 경찰관이 다른 부서로 옮기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실종 수사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이들에게 충분한 인센티브를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경찰청 실종수사 팀장을 지낸 이건수 백석대 경찰학부 교수는 “사건별로 수사 내용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적정 인원을 산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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