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은 액세서리, 동대문은 의류…도매상 살리는 플랫폼 뜬다

시장 도매상인, 중국 저가 공세와 코로나19로 경영난
엔캣, 남대문 액세사리 도매상과 해외 바이어 연결
동글, 도매의류상인과 소비자 직거래 서비스 제공
  • 등록 2020-09-23 오전 5:30:00

    수정 2020-09-24 오후 2:51:33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남대문 시장에서 액세서리 도매업을 하고 있는 정모(31·여)씨는 최근 시장 액세서리 도매상을 대상으로 하는 플랫폼에 입점하기로 결정했다. 중국 현지에서 값싼 제품이 다량으로 풀리면서 해외 바이어의 문의가 많이 준데다 그나마 시장을 찾던 거래처조차 코로나19 이후로는 발길을 끊었기 때문이다.

정씨는 “다른 남대문 시장 상인들은 플랫폼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 될지 반신반의하지만 바이어들과 접촉 채널은 다각화할수록 좋다는 생각에 입점을 결정했다”라면서 “업황이 악화하는 상황을 무기력하게 지켜보기 보다는 새로운 유통 채널을 찾는 등 노력을 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남대문 액세서리 상가.(사진=한국관광공사)
‘도매업’을 중심으로 하는 전통시장들이 잇따라 플랫폼과 손잡으며 활로 개척에 나서고 있다. 소매상이나 기업체에 의존하는 내수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르렀는데, 도매상 대부분이 1~2인 소규모로 움직이는 탓에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자신들의 사업을 홍보할 역량은 부족해서다.

도매상들은 플랫폼을 이용해 공동으로 해외 바이어를 발굴하는가 하면 소매상을 거치지 않고 직접 소비자들에게 상품을 공급하는 등 생존 전략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플랫폼에 익숙하지 않던 고령대의 상인들도 생존을 위해 하나 둘 플랫폼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액세사리 브랜드 ‘못된고양이’를 운영하는 엔캣은 자회사 ‘퍼니줌’을 세우고 기업 간 거래(B2B) 비즈니스 플랫폼 사업을 진행한다. 퍼니줌은 남대문시장 상인과 해외 바이어를 연결하는 액세서리 전문 도매 플랫폼을 오는 11월 선보일 계획이다. 이미 상인 대상 설명회를 마쳤으며 상품 등록 및 해외 바이어 발굴에 나섰다.

엔캣은 1차적으로 남대문 시장의 액세서리 도매 상인들과 해외 바이어를 연결해주는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후 사업이 안정화되면 내수 소매상인 및 일반 소비자들과 도매상을 연결하는 플랫폼 사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엔캣 관계자는 “한국 액세서리는 디자인이나 품질 면에서 중국산보다 앞서지만 영세한 업자가 많아 시장 개척, 제품 홍보에는 한계가 있었다”라며 “그동안 오프라인 패션 주얼리 브랜드를 운영해온 노하우와 남대문 시장 도매상들과의 우호적 관계를 바탕으로 남대문 지역 상인의 성장을 도모하고 국내 액세서리 수출 시장을 키워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못된고양이 매장.(사진=엔캣)
의류 도매업이 주를 이루는 동대문 시장에서는 도매상인과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주는 플랫폼도 나왔다. ‘동글’은 의류 도매 경력 13년의 최영하 대표가 세운 의류 도매 쇼핑 플랫폼 스타트업이다. 소비자는 시중가 대비 40~60% 정도 저렴한 도매가에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

지난 4월 말 론칭한 동글에는 현재 약 400개의 도매점이 입점해 있다. 누적방문자수는 12만 명을 넘어섰고 재방문율 또한 40%에 달한다. 서비스 개시 초기만 하더라도 사업 모델에 의문을 갖는 상인이 많았지만 입소문을 타고 입점을 문의하는 상인들이 늘고 있단 설명이다. 동글의 성장세를 높이 평가한 벤처캐피털 500스타트업(500 Startups)은 지난 6월 1억5000만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기도 했다.

동글은 도매상들이 상품을 소개할 수 있는 플랫폼을 운영하는 한편 주문이 들어온 상품을 포장 및 배송하는 풀필먼트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풀필먼트 서비스를 진행하다보니 현재는 동대문 도매시장에서 야간 운영하는 매장만 입점을 허용하고 있다. 차후 물류 시스템이 확충되면 신진 디자이너들을 위한 판매 시스템도 추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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