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손정민 사건, 후폭풍 만만치 않을 것...휘말리면 안돼"

  • 등록 2021-05-20 오전 8:04:55

    수정 2021-05-21 오전 11:19:33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은 ‘한강 실종 대학생 사망 사건’ 관련 쏟아지는 루머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김 연구위원은 지난 19일 자신과 김윤희 전 프로파일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김복준 김윤희의 사건의뢰’ 커뮤니티에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손정민 씨 사건 관련 장문의 글을 올렸다.

2018년 8월 시작해 구독자 36.8만 명을 자랑하는 ‘사건의뢰’는 김 위원과 김 전 프로파일러가 과거나 현재 화제가 된 강력사건 또는 미제사건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영상이 주된 콘텐츠다.

그는 “아시다시피 진상 파악을 위한 수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사실과 다른 유언비어성 허위사실이 난무하고 있다”며 “그 내용의 실체를 따라가 보면 애초부터 근거가 없다”고 했다.

이어 “누군가의 머릿속에서 쓴 소설이고 미확인 사실을 추정으로 판단한 것들”이라며 “거기에 경찰에 대한 믿음이 부족해 상승작용을 하고 있는데 전직 경찰로서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위원은 “그 문제는 결국 경찰 스스로 뼈를 깎는 노력으로 극복해야 할 것이고 언젠가는 그리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의혹은 말 그대로 의혹에 불과한 것”이라며 “의혹에 뒷받침되는 근거가 나와야 비로소 팩트가 되고 사건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손 군의 가족 입장에서 제기하는 의혹들은 당연한 것”이라며 “들어보면 일반인의 상식적인 판단을 넘어선 일들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적었다.

그러나 그는 “제기하는 의혹 외에 확인도 안 된 말을 섞어서 유포하는 제 3자의 행위는 잘못하면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도 있다. 제가 우려하는 점은 바로 이 지점”이라며 “확인되지 않은 사실에 현혹되어 기정사실인 양 누군가를 비난하고 욕하는 것은 진짜 위험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경찰이 지난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고 손정민 씨 친구 A씨의 스마트폰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 연구위원은 “늘 말씀드렸지만 명백히 살인사건임에도 증거가 부족해 무죄가 선고되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아무리 의심이 가도 그것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없으면 무죄가 되는 경우와 비교해 보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손 군의 부검에서 사인이 익사가 아니면 볼 것도 없이 타살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았다. 부검에서 제가 기대한 것은 혹시 다툼의 흔적이 있지 않을까? 등 이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물론 경찰에서도 당연히 했겠지만) 친구의 몸에 다툰 흔적으로 추정되는 상처가 있다면 충분히 유추할 수 있지 않겠는가”라며 “안타깝게도 그런 발표가 없는 걸로 보아서 손 군과 손 군의 친구 몸에서는 사안을 판단할만한 흔적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이어 “물론 갑자기 물로 밀치는 경우가 있었다면 다를 것”이라며 “그러나 늘 말씀드렸듯이 살해라면 그 동기가 존재해야 한다”고 했다.

김 연구위원은 “경찰에서는 만에 하나 타살로 판단된다면 그 동기가 되는 것들을 이미 수집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야 기소가 가능하니까”라며 “수사에 게으름을 피운다는 생각들을 하시는 것 같은데 우리 구독자들은 이미 어느 정도 경지에 있으셔서 아시겠지만 (블랙박스를 확인해야 할) 154대의 차량이 전부 CCTV로 번호판 해독이 되는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거의 점의 형태로 보여서 이 경우, 일단 차종을 파악하고 그 차의 동선을 확대하며 동일한 차종을 찾아 번호판을 도출하고 차적조회를 해서 소유자를 특정, 일일이 연락해서 그 시간대 그곳을 지난 이유를 묻고 협조를 받아서 조사하는 것”이라며 “아직도 점 형태의 차를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 (사진=유튜브 채널 ‘김복준 김윤희의 사건의뢰’ 커뮤니티)
특히 김 연구위원은 외압 의혹과 관련해 “서초 경찰이 외압을 받고 (그런 배경이 없다는 사실은 이미 밝혀졌지만) 수사를 무마하려 했다면 저부터 그냥 있지 않겠다”며 “이건 경찰 조직은 물론 대한민국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어떤 사안을 조작하려고 한다면 경찰 전체를 전부 매수해야 하는데 경찰 조직원 전체가 썩어 문드러져 있겠는가?”라며 “결국은 해결은 일부 유튜버들이 하는 게 아니고 경찰이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사안을 버닝썬 관련 경찰들이 하고 있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2년 전 ‘버닝썬 사태’ 당시 지휘 책임을 지고 대기발령 조치 됐던 전 서울 강남경찰서장이 손 씨 실종 당시 함께 있던 친구 A씨의 아버지라는 루머를 꼬집은 것이다. 이와 관련해 경찰청 관계자도 당사자도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끝으로 김 연구위원은 “법적인 처벌과 도덕적 책임도 구분해 염두에 두어야 한다”며 “비난 가능성과 범인인 것과는 다르다”고 했다.

그는 “사안을 지켜보면서 신중하게 판단하는 게 좋다는 생각이다. 어떤 형태로건 결론은 날 것이고 그래도 납득이 안된다면 제3의 기관을 통해서 재검증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증거가 사라진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으신데 어떤 증거를 말씀하시는지 궁금하다. 저는 그것은 기우라고 본다. 일부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넌 대답만 하면 돼)에 빠진 유튜버들이 근거도 없이 비난을 위해서 생산한 말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이 사건은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고 그 폭풍에 휘말리면 안 된다”며 “제가 무슨 억하심정이 있어 사실을 왜곡하겠는가? 그래서 지극히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점을 이해해 주셨으면 감사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의혹 제기에 동조하지 않는다고 미워하는 분들이 있지만 그건 그분들이 잘못된 게 아닐까?”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손 씨의 사망 경위에 대해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고, 아직 결론이 나오지 않았는데도 확인되지 않은 내용과 근거 없는 의혹들은 계속 쏟아지고 있다.

특히 일부 유튜버와 누리꾼은 손 씨 실종 당시 함께 있던 친구와 그 가족에 대한 신상을 공개하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진상규명의 일환이라고 주장하지만 김 연구위원과 같은 전문가들은 명백한 위법 행위라고 경고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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