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김무성, 수족잃은 바른정당서 줄어드는 존재감

김성태, 김학용 등 측근의 탈당 여파
당 내 영향력 줄어들 수 밖에 없어
지난 연찬회에서 여실히 드러난 바 있어
  • 등록 2017-05-20 오전 8:10:00

    수정 2017-05-20 오전 8:10:00

19대 대선이 치러진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바른정당 당사에서 김무성 선대위원장이 출구조사 결과를 보며 실망한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임현영 기자] 바른정당 내 세력 한 축을 담당하던 김무성 고문의 영향력이 급격히 초라해졌다. 자신과 가깝던 의원 13명이 대선 직전 모두 자유한국당으로 ‘원대 복귀’해서다. 당시 탈당한 김성태·김학용·박성중 의원 등 13명은 모두 비(非) 유승민 계로 꼽히며 김 고문과 한 목소리를 냈다. 일각에서는 이들을 ‘김무성 계’로 부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의 탈당으로 김 고문의 당내 입김이 예전 같지 않다. 자신과 동조했던 세력이 더이상 부재하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로 풀이된다.

김 고문의 줄어든 입지는 지난 15~16일 강원도 고성 국회 연수원에서 열린 바른정당 국회의원·원외 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연찬회)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20명의 의원과 당협위원장을 포함해 150여 명이 강당에 모여 5시간에 걸쳐 난상 토론을 벌였다. 주제는 대선에서 나타난 민심과 새 지도부 선출 방법 등이다.

복수의 참석자에게 확인한 결과 김 고문은 연찬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를 주장했다. 절차를 밟아 지도부 선출하는 것도 좋지만 외부 인사를 영입해 당에 새로운 얼굴을 내세울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식 전당대회를 거칠 경우 단순히 인지도 순서로 당 대표가 뽑힐 것이라 우려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김 고문의 의견은 그다지 높은 호응을 얻지 못했다. 남경필 경기지사와 김용태 의원이 동조했으나 대다수는 시큰둥하게 반응했다. 창당한 지 100일이 지나고 대선이란 큰 산도 넘은 만큼 정식 절차를 밟아 전당대회를 개최해 내부 인사에서 지도부를 선출하길 원하는 의견이 우세했다.

연찬회에 참석했던 A의원은 김 고문의 의견에 대해 “당의 노선을 위해 파격적인 지도부를 선출해야 한다는 것에 무대(김무성 고문의 별명)도 공감대를 형성했다”면서도 “다만 방법론이 달랐다. 외부인사 영입을 제안했는데 높은 호응을 얻진 못했다. 그냥 의견 중 하나로 받아들여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무대가 비대위를 제안할 때 고개를 끄덕이는 몇몇 분이 있었지만 적극 동조하는 사람은 없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이날 토론이 끝나고 발표된 ‘설악결의문’에서는 다음달까지 새 지도부를 선출하겠다는 내용만 담겼다. 김 고문이 주장했던 비대위는 당 내 ‘소수의견’으로 다뤄졌다. ‘유승민 계’와 함께 바른정당 창당을 주도했던 김 고문이지만 자신과 세를 이루던 의원들의 이탈로 달라진 당내 위상을 실감케 했다. 김세연 사무총장 역시 직후 브리핑에서 “비대위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일단 대다수는 전당대회를 치르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답했다.

김 고문의 최근 모습을 두고 한 관계자는 “보시다시피 수족을 다 잃지 않았느냐”며 “지금은 이빨빠진 호랑이 신세”라고 표현했다. 1년 전 집권여당의 당 대표를 역임하며 여의도를 호령했지만 지금은 당내 소수파로 전락한 셈이다.

한편 김무성 고문은 연찬회 직후인 지난 17일 수행원 없이 일본으로 떠났다. 중앙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바른정당 대선을 이끌어온 만큼 휴식을 취하고 정국을 구상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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