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저금리시대에는 가계금융자산 운용이 예금중심에서 투자상품 중심으로 옮겨질 수 밖에 없다. 대표적인 예가 미국이다. 미국은 금리가 1970년대까지 두자리수였기 때문에 가계금융자산의 절반이상을 현금이나 예금이 차지했다. 그러나 이제는 현금이나 예금 보유비중이 13% 정도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각 가정에서는 줄어든 금리수입을 메우기 위해 높은 수익을 찾아 해외에 투자하거나 저금리 혜택을 받고 있는 기업의 주식 또는 주식형 펀드와 같은 투자상품에 운용하고 있다.
미국은 저금리 기조에 맞서 학교와 사회교육에서 금융·투자교육을 활발하게 전개해왔다. 또한 실력있는 자산운용사가 등장했고 미국 금융기관도 가계금융자산을 투자상품에 장기·분산투자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컨설팅을 실시했다.
그런데 일본의 고령세대들은 학교나 사회교육을 통해 제대로 된 금융·투자교육을 받지 못했다. 장기운용능력을 가진 운용회사도 나타나지 않았고 금융회사의 자산운용 컨설팅 기능 또한 제 역할을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부 일본인들은 보유 금융자산의 절반이상을 0% 금리에 가까운 예금에 넣어두고 있거나 내용도 모르는 투자상품에 무모하게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보는 낭패를 당했다. 운용수익을 거의 얻을 수 없는 데다 ‘장수 리스크’ 로 일본 고령세대들은 돈을 쓰질 않는다. 돈 가진 세대가 소비를 안하니 경제가 활성화되지 않는다. 지난 20년 넘는 동안 이런 악순환이 계속되어 온 것이다.
이에 따라 학교와 사회교육에서 제대로 된 금융교육을 실시하지 않으면 안된다. 또한 자산운용사와 금융회사들이 일본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장기운용능력과 자산관리컨설팅 노하우를 쌓아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