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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피싱 피해자와 인터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이 피해자는 사기꾼에게 보험일을 한다고 얘기했더니 검찰을 사칭한 사기꾼은 이것도 인연이라며 나중에 보험에 가입해주겠다는 말까지 했다고 하더군요. 이미 피해자의 웬만한 개인정보를 알고 있는 사기꾼은 피해자를 능수능란하게 홀립니다. 사실 검찰이라고 속인 사기꾼의 말에 넘어가 계좌 비밀번호까지 넘겨준 단계까지 왔다면 피해자가 느낄 불안감이 상당하겠죠. 사기꾼은 피해자의 이런 심리를 이용해 시간을 끄는 것이고요.
그렇다고 해도 조금이라도 의심이 간다면 일단 전화를 끊고 은행으로 전화를 걸어야 합니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습니다. 사기꾼은 피해자 계좌에 있는 돈을 하나의 대포통장으로 옮기지 않습니다. 예컨대 피해자 계좌에서 1000만원을 빼낸다면 250만원씩 4개의 대포통장으로 옮깁니다. 300만원이 넘는 돈은 ATM에서 찾을 때 무조건 30분 이상 기다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은행의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에 걸려 이체가 정지되는 걸 피하려고 100만원, 150만원, 290만원 이런 식으로 금액을 쪼개 이체합니다. 사기꾼으로선 피해자 계좌에서 돈을 빼내 ATM에서 돈을 찾을 때까지 적어도 10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한 겁니다.
물론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하나의 대포통장에 지급정지를 신청한 피해자가 여러명일 땐 남은 돈을 피해액에 비례해 배분합니다. 더 황당한 경우도 있습니다. 대포통장에 이미 가압류가 걸려 있는 상황입니다. 이 경우엔 내 돈으로 대포통장 주인의 빚을 갚아주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가장 좋은 건 전화로 계좌라는 말만 꺼내도 그냥 전화를 끊는 겁니다. 일단 오래 전화를 붙들고 있으면 속을 확률도 커집니다. 그냥 전화를 바로 끊는 게 젤 좋은 방법입니다. 만약에 내 금융정보를 불러줘 갑자기 이게 사기아닐까 하고 의심이 든다면 곧바로 경찰서에 신고해야 합니다. 다음 주엔 아예 이런 상황을 사전에 막는 방법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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