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가장 긴 일주일'..재계도 떨고 있다

"정권 요구 무시하고 경영 못해"
반기업 정서 따른 여론재판 우려
삼성 수출액 비중 20.4%로 최고
;총수 공백' 韓경제 악재될 수도
  • 등록 2017-08-21 오전 6:00:00

    수정 2017-08-21 오전 6:00:00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결심공판을 마친 뒤,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박영수 특별검사는 이날 이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했다[사진=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삼성의 운명을 가를 ‘세기의 재판’이 이번 주 열린다.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의 뇌물죄를 두고 내려지는 재판부의 판단은 삼성이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파장이 클 전망이다. 앞서 특검의 12년 구형으로 충격에 휩싸인 재계는 정치재판, 여론재판이 돼가는 현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20일 재계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는 25일 오후 417호 대법정에서 이 부회장과 삼성 전직 고위 임원 등 5명의 선고 공판을 연다. 삼성 입장에서 최선은 ‘무죄 선고’이지만, 일단은 집행유예라도 받아 이 부회장이 영어의 몸에서 벗어나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 경우 이 부회장이 재판을 계속 진행해야 하는 부담은 있다 해도, 최소한 경영 일선에 복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죄 판결이 내려져 이 부회장이 1심에서 실형을 받고 수감생활을 한다면 삼성은 총수 공백 장기화에 따른 경영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총수의 의사결정이 중요한 M&A(인수·합병)나 투자 집행, 신사업 진출 등도 당분간 ‘올스톱’ 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의 리더십 공백은 한국 경제의 ‘리스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삼성이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절대적인 비중 때문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을 중심으로 반등하고 있는 수출이 다시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 수출액(593조원, 2015년 기준)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20.4%에 이른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그 동안 한국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면, ‘올스톱’ 된 삼성은 한국 경제의 ‘대형 악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삼성의 부가가치 창출액(2014년 기준)도 68조37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에서 4.7%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2위 현대차그룹(2.6%)의 두 배 가까운 수준이다. 삼성전자만 떼어놓고 봐도 부가가치 창출액은 36조원(2015년)으로, 국내총생산(GDP)의 2.3%에 달한다.

이 부회장이 유죄를 선고받을 경우 미국 등에서 해외부패방지법을 적용해 벌금과 계약 거부 등 삼성전자 영업활동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이 범죄기업, 부패집단처럼 인식돼 그간 쌓은 삼성 브랜드 가치도 무너져내릴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이 부회장이 구속 기소된 후 발표된 미국 시장조사 기관 ‘해리스 폴(Harris Poll)’의 기업평판조사에서 삼성전자의 순위는 49위로 1년 전(7위)보다 42계단 내려앉았고, 포천의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50’ 조사에서는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삼성전자가 50위 밖으로 밀렸다.

재계는 이 부회장에 대한 재판이 법리와 증거에 입각하지 않고 반기업 정서를 앞세운 여론재판으로 흐르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복수의 재계 관계자들은 “서슬퍼런 정권 하에서 어떤 기업인이 대통령의 요구를 무시하고 기업을 경영할 수 있겠느냐”면서 “재판부가 법리에 따라 공정하게 판결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꼼짝 마
  • 우승의 짜릿함
  • 돌발 상황
  • 2억 괴물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