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번째 부동산대책이 발표된 지난 17일 오전. 아파트 실거래가 애플리케이션(앱)인 ‘호갱노노’ 화면 최상단 ‘실시간 인기아파트’ 코너에는 김포·파주 등 비(非) 규제지역 유명 아파트 단지명이 줄줄이 떴다. 투자자들이 관심 깊게 본 아파트 단지명이 그대로 이 앱에 반영된 것이다.
해당 아파트를 누르면 평형대별 시세(실거래가)와 준공연도·가구수·용적률뿐 아니라 주변 학군·호재·지역 주민평가까지 모든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해당 매물 하단 ‘공인중개사 사무소’ 정보창을 누르면 곧장 물건을 등록한 중개인과 연결된다. 누적 몇 명이 전화했는지까지 확인 가능하다. 내 손안에서 아파트의 모든 정보를 보고 공인중개사 연결까지 원스톱에 해결이 가능한 것이다.
부동산 정보 ‘황무지’ 개척
이는 200만(5월말 기준) 앱 이용자와 호갱노노앱 개발자들이 수년간 쌓아온 부동산 빅데이터(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연동)가 만들어낸 신기술, 일명 ‘프롭테크’(부동산과 기술을 결합한 신조어)다. 아파트 실거래 정보서비스 분야 최정점에 호갱노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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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대표는 2015년 카카오를 나와 ‘호갱노노’란 사명으로 창업했다. 초기 투자금은 3000만원. 투자자들은 ‘호갱노노’ 이름부터 바꾸자고 제안했지만 심 대표는 거부했다. 이케아 가격비교를 했던 초심 그대로 부동산정보 비대칭성을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컸기 때문에 사명(社名)을 유지하겠다는 고집을 부렸다.
심 대표는 “호갱노노 부동산 버전을 만들 당시, 여기저기 인터넷을 뒤져보면 신발 하나에 대한 정보는 A4용지로 17장 정도 나오는데, 그 비싼 아파트는 고작 2장 밖에 안되더라”며 “부동산 정보 비대칭성을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 ‘호갱’이라는 어감 자체도 좋지 않은데다 ‘노노’라는 부정적인 단어가 들어가니 투자자 입장에선 꺼려지겠지만 창업을 마음먹었던 초심은 잃고 싶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직방, 230억 인수後 급성장
호갱노노는 2018년4월 부동산 정보 플랫폼 직방이 약 230억원에 인수한 후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부동산 앱 실사용 순위로는 5월 기준 직방이 1위를 한 데 이어 호갱노노가 2위에 올랐다. 이어 △네이버부동산 △다방 △아파트실거래가 △KB부동산 리브온 순이다. 이 중 호갱노노는 ‘한 번이라도 꼭’ ‘매일매일’ 사용하는 앱 순위에서는 1위로 꼽혔다.
심 대표는 “호갱노노 임직원 18명 중 11명이 개발자다. 초기 창업 때는 부동산 정보를 전국을 다 커버해야 했고 국토부 실거래가 정보를 앱과 연동하는 등 자동화하는 작업을 위해 밤낮 구분 없이 일해야 했다. 그렇게 10개월간은 무일푼으로 일했다”며 “직방은 우리가 서비스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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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대표는 “사실 조작을 하더라도 반짝 뜨고 바로 리스트에서 내려간다. 그러나 이번 신시간 방문자 분석창을 통해 투자자나 실수요자들에게 혼동이 없도록 했다”며 “방문자 중 자주 찾는 방문자가 신규 관심 방문자보다 월등히 많으면 한 번쯤 일부러 방문 수를 늘린 것이 아닌지 합리적 의심이 가능하도록 해놨다”고 했다.
허위매물 없는 중개문화 앞장
이제 호갱노노는 더 나은 품질보장과 새로운 부동산 서비스를 준비하기 위해 공인중개사를 대상으로 한 광고 등을 선봬 수익성 강화에 나섰다. 지금까지는 무(無) 광고였다. 운영비로 인건비를 제외한 서버(아마존AWS) 사용료로만 월 6000만원이 나갔기 때문에 새로운 수익모델 개발은 호갱노노의 과제였다.
첫 광고 형식은 이를테면 ‘우리 집 내놓기’ 기능이나 광고비를 낸 중개업체는 해당 매물 최상단에 배치하는 등의 방식이다. 호갱노노는 이번 광고를 선보이면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자사 등록 공인중개업체 1만4000곳에 10만원씩 총 14억원의 광고료를 지원하기도 했다.
심 대표는 “이번에 론칭한 ‘우리 집 내놓기’ 기능은 집주인이 매물 정보를 컨트롤하기 때문에 허위매물이 일체 없다”면서 “그렇다고 호갱노노가 중개업을 하겠다는 의미의 ‘직거래’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100% 호갱노노에 등록된 공인중개사들에게 매물 정보가 가고 그들은 공동중개없이 단독 중개로 고수수료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1983년 서울 출생 △네이버, 카카오 개발자 출신 △카카오 전사 해커톤 2회 연속 우승 △2015년 8월 ‘호갱노노’ 창업 △2018년 ‘직방’에 인수 △현재 호갱노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