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네 XX야!” 전철서 노인 목 조르고 ‘키득’…또 촉법소년

  • 등록 2021-01-23 오전 9:50:39

    수정 2021-01-23 오전 9:50:39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경기 의정부 경전철 안에서 중학생들이 노인에게 욕설을 퍼붓고 폭행을 가하는 영상이 퍼지면서 공분이 일고 있다. 가해 학생들은 경찰 조사를 받았지만, 14세 미만 미성년자여서 형사처벌은 피하게 됐다.

중학생으로 추정되는 청소년이 뒤에서 여성 노인을 붙잡고 있는 모습.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경기 의정부경찰은 지난 22일 폭행 가해자인 중학생들을 확인하고 조사를 마쳤다고 밝혔다. 영상 속 가해자로 지목된 중학생들은 의정부 지역 소재 한 중학교에 재학 중인 A(13) 군과 B(13) 군으로, 경찰은 이들을 불러 폭행 혐의로 조사했다.

다만 이들은 모두 만 13세로 촉법소년에 해당돼 형사 입건이 아닌 법원 소년부에 송치할 방침이다.

이들에게 폭행을 당한 노인 C씨의 자녀가 온라인에서 해당 동영상을 본 뒤 경찰에 신고했고, C씨 또한 피해자 조사를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C씨는 경찰 조사에서 A군 등 가해 학생 2명에 대한 처벌 의사를 밝혔다.

해당 사건 정황이 담긴 문제의 영상은 전날(21일)부터 페이스북 등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했다.

영상에는 의정부 경전철 내부에서 중학생으로 추정되는 남학생이 여성 노인의 목을 조르고 바닥으로 넘어뜨리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은 심한 욕설을 주고받기도 한다. 영상을 찍는 학생은 이 상황이 재밌는지 키득댄다.

또 다른 영상에서는 지하철 노약자석에 중학생으로 보이는 남학생이 앉아 있다가, 한 남성 노인과 다투면서 훈계를 듣는 장면이 찍히기도 했다.

옆에 앉은 노인이 학생의 귓불을 잡아당기자 거세게 뿌리치고 말리는 승객에게는 욕을 퍼부었다.

중학생들은 이 노인에게 “노인네 이 개XX야”, “술 먹었냐, 잠이나 자라” 등 폭언을 퍼붓는가 하면, 거친 동작으로 노인 앞에 다가서거나 어깨로 밀치기도 한다.

온라인상엔 영상 속 학생들인 A군과 B군의 신원까지 밝혀졌고, 이들이 다니는 학교에는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A군과 B군이 재학 중인 학교장은 SBS와 인터뷰를 통해 “일반 시민분들, 특히 할아버지 할머니분들이 (학교에) 전화를 많이 하신다”며 “‘일벌백계로 경각심을 일으키게 해달라’고 (요청하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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