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 탄핵론으로 브라질 증시와 헤알화, 채권가격이 최악의 폭락세를 보이자 브라질 국채에 몰렸던 투자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고금리와 세제혜택이 부각되면서 올초부터 2조원 가까운 뭉칫돈이 몰린 가운데 투자 손실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초부터 국내 5대 증권사를 통해 판매된 브라질 채권은 1조9277억원에 달한다. 글로벌 저금리 하에서 브라질 국채의 투자 매력에 시중자금이 대거 몰렸다. 최근 몇년새 브라질 국채에 대한 투자 인기가 높았다는 점과 브라질채권 펀드로 유입된 자금을 감안하면 브라질시장으로 유입된 자금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시장 변동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여 단기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 인하기조는 유지되겠지만 인하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브라질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추세가 변함이 없고 경기가 회복국면에 있기 때문에 과매도는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신환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루 사이로 투자심리가 급변함에 따라 글로벌 투자자들이 자산 매각에 나서고 있어 원헤알화 환율은 다시 300원대 초반까지 하락할 수 있다”며 “급격히 확대된 CDS는 채무상환능력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시장이 안정을 찾은 뒤 상당 부분 정상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브라질의 인플레이션 하락과 경기지표 개선 추세, 글로벌 경제의 회복 추세 등 과거대비 맷집이 높아지고 상황이 개선됐다”면서 “과매수·과매도에서 벗어나 안정을 찾은 후에 매매전략을 결정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특히 기존 브라질채권 투자자라면 시장이 안정세를 찾으면 일부 매도를 고려하는 것도 좋겠지만 올해 신규 진입한 투자자라면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신 연구원은 “올해 원-헤알화 환율이 300~400원 사이에서 왔다갔다 했기 때문에 올해 가입한 투자자들은 좀 더 장기로 볼 필요가 있다”며 “브라질이 디폴트가 나는 것이 아니고 매년 쿠폰 이자를 받는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