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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이 무효라는 점을 입증하지 못하면 세무당국이 이혼으로 개별 세대가 된 부부를 임의로 동일한 세대로 판단해 양도세를 매길 수 없다는 얘기다.
대법원 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강모씨가 종로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양도소득세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고 25일 밝혔다.
서울 종로구 소재 아파트 한 채를 소유하고 있던 강씨는 2008년 9월 사건 아파트를 서울시에 팔기 8개월 전 배우자 김모씨와 이혼했다. 이후 강씨는 자신이 1세대 1주택 비과세에 해당한다고 생각해 양도소득세 신고를 하지 않았다. 이들은 2009년 1월 재결합했다.
이후 강씨는 “이혼 후 생계를 같이 했다는 이유로 동일한 세대로 보고 세금을 물리는 것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다.
1·2심은 모두 세무당국의 손을 들어줬다. 1심은 “거주자와 배우자가 1세대 1주택 비과세 혜택을 받기 위해 위장이혼을 한 경우까지 각각 1세대를 구성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양도소득세 입법취지 및 목적에 어긋난다”고 봤고 항소심도 같은 판단을 내렸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이혼을 무효로 볼 사정이 없다면 배우자와 분리돼 각각 1세대를 구성하기에 강씨에게 1세대 1주택 비과세 혜택을 주는 게 맞다고 봤다.
대법원은 “강씨가 양도소득세를 회피할 목적으로 이혼하였거나 이혼 후에도 배우자와 혼인관계를 유지했다는 이유만으로 이혼을 무효로 볼 수 없다”며 “따라서 강씨는 이혼한 배우자와 분리돼 1세대를 구성하므로 비과세 대상인 1세대 1주택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조세법률주의의 원칙상 과세요건뿐만 아니라 비과세요건 또는 조세감면요건도 엄격하게 법문대로 해석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이라며 “향후 관련 입법을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