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순환' 소셜커머스..외부 수혈로 근근히 연명

덩치 커지는데 돈 못버는 '기형구조'.."올해 또 적자"
마케팅 올인 전략으로 광고비 과다 지출이 문제
손실 악순환..M&A 시장서도 `찬밥 신세`
오픈마켓·홈쇼핑도 소셜커머스 시도 '이중고'
  • 등록 2014-11-25 오전 8:25:25

    수정 2014-11-25 오전 9:54:40

▲전지현을 모델로한 쿠팡 TV 광고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 급부상했던 ‘소셜커머스’ 가 외부 투자금으로 연명하는 찬밥 신세로 전락했다. 한 때 합리적 소비의 새 유통 채널로 주목을 받았지만, 덩치만 커지고 돈을 벌지 못하는 ‘빛 좋은 개살구’ 처지가 됐다.

주요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생존을 위해 본업인 소셜커머스 사업을 버리고 오픈마켓, 홈쇼핑 등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지만 각 영역을 지키고 있는 터줏대감의 견제로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덩치는 커졌는데 체력은 약골

올해 소셜커머스 시장 규모는 지난해 보다 30% 이상 늘어난 4조3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국내에 처음 소셜커머스가 생겼던 2010년에는 시장규모가 500억원 수준이었다. 매년 1조원씩 시장이 커졌다.

자료 :유진투자증권
하지만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지금껏 단 한번도 수익을 내지 못했다. 티켓몬스터의 경우 2011년 이후 누적 영업손실이 2100억원에 달한다. 위메프도 같은 기간 612억원의 누적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도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다.

수익성 악화의 주요 원인은 과도한 마케팅 비용 지출이다. 소셜커머스 시장 자체가 누가 얼마나 많은 소비자를 끌어들이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리기 때문에 각 업체들은 적자가 나더라도 광고홍보에 집착한다.

지난해 위메프는 광고 판촉비로 전체 매출 80%에 해당하는 약 630억원을 쏟아 부었다. 이로 인해 지난해 영업손실이 360억원으로 전년보다 400% 이상 늘어났다. 위메프는 올해 4분기에도 마케팅 비용으로 총 400억원을 투입하기로 하는 등 ‘마케팅 올인’ 전략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70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티켓몬스터도 광고선전비와 판촉비로 216억원을 지출했다. 쿠팡은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업계에선 손익이나 마케팅 지출 비용이 나머지 두개사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투자금으로 연명...M&A 매력도 ‘뚝’

해마다 적자를 내고 있지만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설 수 있는 것은 그나마 외부로부터 자금 수혈이 계속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위메프의 경우 창업주이자 대주주인 허민 대표가 꾸준히 실탄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 400억원의 마케팅 비도 허민 대표의 호주머니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위메프와 티켓몬스터 영업손실 추이(단위:억원, 자료: 공시)
쿠팡은 지난 5월 미국 투자회사인 세쿼이아캐피탈로부터 1000억원가량의 자금을 유치했다. 쿠팡도 이 투자금 바탕으로 전지현을 모델로 한 공중파 광고를 진행하는 등 마케팅 경쟁에 나서고 있다.

티몬 역시 미국 소셜커머스 원조격인 그루폰의 지원 사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최근 그루폰이 자금난 해결을 위해 티몬 지분 매각에 나서면서 외부로부터 자금 지원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마케팅비 지출→적자→외부투자→마케팅비 지출’이라는 악순환이 이어지자 소셜커머스 업체의 기업 가치도 크게 떨어졌다.

M&A업계 관계자는 “소셜커머스가 시작된 미국에서도 사업성 없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면서 “과거 소셜커머스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관심을 뒀던 투자자들도 이 시장에 대한 관심을 크게 두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생존 위해 변신 시도..오픈마켓·홈쇼핑 역공에 ‘고전’

소셜커머스 업체들도 본업인 소셜커머스 시장을 벗어나 외연을 확장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소셜커머스 주요 업체들의 매출 중에서 실제로 ‘소셜커머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이미 20% 아래로 떨어졌다. 공동구매로 가격을 떨어뜨리는 소셜커머스 보다는 기존 오픈마켓과 다를 바 없이 그냥 상품을 대량 구매해 싸게 판매하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 티켓몬스터는 홈쇼핑 형태의 상품소개 영상을 도입해 온라인 홈쇼핑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판매 상품과 카테고리가 기존 오픈마켓 업체들에 비해 훨씬 적은 소셜커머스는 아무래도 경쟁력이 떨어진다. 오히려 기존 오픈마켓과 홈쇼핑업체들이 소셜커머스의 강점인 큐레이션 서비스와 모바일 영역을 치고 올라오는 모양새다.

G마켓과 11번가는 각각 큐레이션 쇼핑 서비스인 ‘G9’가 ‘쇼킹딜 십일시’를 론칭하고 소셜커머스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G9과 쇼킹딜 십일시 매출은 소셜커머스 3사 전체 매출의 20~30%에 육박하고 있다.

홈쇼핑 업체들도 TV에서 모바일로 활동 반경을 넓히며 역공을 시도하고 있다. CJ오쇼핑의 지난해 모바일 매출액은 3053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10%까지 증가했다. 올해 모바일 매출액은 5044억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김미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소셜커머스 업체의 외형은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지만, 수익창출 측면에서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과도한 판촉비 경쟁으로 인한 적자 기조는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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