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맛보기] 새누리당 차기 대선 전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 등록 2016-05-14 오전 10:10:11

    수정 2016-05-14 오전 10:10:11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87년 대선 이후 정치사를 살펴보면 재미있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고 그냥 재미삼이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바로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은 차기 대선에서 반드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일종의 징크스라고 볼 수 있습니다. 대개의 경우 대통령 배출 정당은 정권 출범 이후 당명을 바꾸거나 합종연횡 과정을 거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민정당, 민자당, 새정치국민회의, 새천년민주당, 한나라당 모두 ‘역사 속으로’

87년 대선은 이른바 1노3김 구도였습니다. 집권여당인 민주정의당에서 노태우, 통일민주당에서 김영삼, 평화민주당에서 김대중, 신민주공화당에서 김종필 후보가 나섰습니다. 결과는 잘 알려졌듯이 양김분열로 노태우 민정당 후보가 어부지리 승리를 거둡니다. 자 그렇다면 5년 뒤 92년 대선에서 민정당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대선까지 갈 필요도 없습니다. 여소야대에 부담을 느낀 집권여당이 1990년 이른바 3당 합당을 감행합니다. 노태우 대통령을 배출했던 민정당은 합당과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집니다.

92년 대선은 YS와 DJ의 대결입니다. 통일국민당 정주영, 신정당 박찬종 후보가 제3의 후보로 나섰지만 민주자유당의 김영삼이, 민주당의 김대중을 물리치고 대통령에 오릅니다. 5년 뒤인 97년 대선에서 민자당은 살아있을까요? 아쉽게도 아닙니다. 문민정부 집권 도중 신한국당으로 당명이 바뀌었다가 97년 대선에서 꼬마 민주당과 합당하면서 한나라당으로 또 이름이 바뀝니다. 결국 김영삼 대통령을 배출했던 민자당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맙니다.

97년 대선은 한나라당 이회창,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국민신당 이인제의 3자 대결로 치러졌고 김대중이 승리를 거둡니다. 5년 뒤에 새정치국민회의가 그대로 존속했을까요? 역시 아닙니다. 김대중 대통령을 배출했던 새정치국민회의는 역사 속으로 사라집니다. 역시 집권 도중에 새천년민주당으로 이름이 바뀌었고 2002년 대선에서는 새정치국민회의가 아닌 새천년민주당 이름으로 대선에 도전합니다.

2002년 대선입니다. 한나라당 이회창, 새천년민주당 노무현의 대결에서 노무현이 승리를 거둡니다. 대선에서 패배하고도 당명을 유지했던 한나라당은 또 패하고 맙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배출했던 새천년민주당 역시 2007년 대선에서는 사라지고 맙니다. 참여정부 집권 기간 중 새천년민주당은 분당되면서 열린우리당이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2007년 대선국면에서는 대통합민주신당이 만들어집니다. 결과적으로 노무현 대통령은 배출했던 새천년민주당은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2007년 대선은 역대 대선 중 가장 싱겁게 승부의 추가 기울었습니다.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의 대결에서 이명박 후보가 530여만표 차이로 압승을 거둡니다. 두 번의 대선패배에도 당명을 유지했던 한나라당이 천신만고 끝에 대권을 쟁취한 것은 예외라면 예외입니다. 그러나 한나라당 역시 마찬가지의 운명입니다. MB정부 말기 박근혜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 한나라당이라는 이름을 새누리당으로 바꿉니다. 결과적으로 정권재창출에 성공했지만 이명박 대통령을 배출한 한나라당이라는 이름은 소멸되고 맙니다.

◇새누리당의 운명은? 차기 대선 합종연횡 과정에서 존재할 수 있나?

2012년 대선은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의 대결이었습니다. 결과는 108만여표 차이로 새누리당의 승리였습니다. 대선 이후 새누리당은 그대로 당명을 유지했습니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당명을 또 바꿉니다. 안철수의 합류 이후 새정치민주연합으로 바뀌었다가 안철수의 탈당 이후에는 또 더불어민주당으로 변합니다.

결과적으로 정리하면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이 5년 뒤 차기 대선에서 똑같은 당명으로 대선에 나서 성공한 사례는 없었습니다.

내년이면 2017년 대선입니다. 새누리당이 ‘새누리당’이라는 똑같은 당명으로 정권재창출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총선 결과는 새누리당의 참패로 끝났습니다. 이 때문에 여권의 유력 차기주자들은 전멸에 가까운 타격을 입었습니다. 아울러 이명박·박근혜로 이어지는 보수정권 10년에 대한 유권자의 피로감도 높습니다. 마치 김대중·노무현으로 이어졌던 진보정권 10년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감을 보는 듯합니다.

여의도정가 안팎에서는 새누리당의 향후 전망에 대한 부정적 언급이 부쩍 늘었습니다.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은 최근 “새누리당은 계속 가는 게 아니라 (참여정부 시절) 열린우리당처럼 소멸할 것”이라면서 “내년 재보선이 기점이 될 것이다. 당선될 만한 사람들이 아마 새누리당 공천 신청을 안 할거다. 그게 소멸의 길로 가는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보수논객 전원책 변호사 역시 “나는 확신에 차서 대답한다. 새누리당은 반드시 망한다고. 박근혜정부가 끝나면 당명도 바뀔 것이고 붉은 색깔도 버려야 할 것”이라면서 “그들이 오만함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어쩌면 새누리당도 해체될지 모를 일”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대통령을 배출했던 모든 정당이 5년 뒤에는 당명이 사라졌다는 점에서 새누리당은 차기 대선에서 어떤 식으로든 변신을 시도하지 않을까요? 정치적 상상력을 발휘해보면 제2창당에 가까운 전면적인 쇄신과 혁신 또는 다른 정치세력과의 합종연횡 등을 통해 당영을 바꾸지 않을까요? 흥미롭게 지켜볼 대목입니다. 새누리당이 만일 차기 대선 국면에서 당명을 바꾼다면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의 당명은 5년 뒤 사라진다는 징크스는 여전히 유효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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