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옆에 식품’···루이비통-스타벅스 이색 동거

‘1m 남짓한 거리에 나란히’···명동에만 ‘루이비통’ 매장 5개
AK플라자 분당점 ‘구찌’ 자리엔 ‘쉐이크쉑’
콧대 꺾인 명품, 몸값 높아진 식품 ‘어깨 나란히’
  • 등록 2017-09-24 오전 9:46:57

    수정 2017-09-24 오전 9:46:57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 6층에 오는 12월 들어설 루이비통 남성 전문 매장과 스타벅스.
[이데일리 최은영 유통전문기자]명품과 식품의 이색 동거가 시작됐다.

서울 중구 소공로에 위치한 신세계(004170)백화점 본점 신관 6층 남성전문관에 나란히 들어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과 커피전문점 ‘스타벅스’ 얘기다. 현재 루이비통 매장은 임시 가림막을 설치하고 내부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달 10일에는 같은 층 엘리베이터 앞 공간에 루이비통 남성 전용 팝업스토어(임시 매장)가 문을 열었다. 이 매장은 같은 층에 루이비통 매장이 공사를 마치고 문을 열 때까지만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에 따르면 6층 루이비통 매장은 185㎡(약 56평) 규모로 남성 의류와 패션잡화 등을 취급하는 남성 전용 매장 형태로 운영될 예정이다. 오픈 예정일은 12월7일로 그때가 되면 한쪽에선 개당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명품이, 또 다른 한쪽에선 한 잔에 비싸야 1만원을 넘지 않는 커피를 파는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지게 된다. 더욱이 두 매장 사이 거리는 1m 남짓으로 가깝다.

특이한 점은 또 있다. 루이비통 매장이 흔해졌다는 점이다. 루이비통 남성 전용 임시매장에서 2개 층을 더 올라가면 루이비통 면세 매장이 나온다. 신세계면세점이 신규 면세점으로는 처음으로 루이비통을 유치하며 지난 21일 문을 열었다. 신세계면세점은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 8층부터 12층까지 5개층을 사용하고 있다.

그렇다고 기존에 있던 루이비통 매장이 문을 닫는 것도 아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본관 1층에서 그대로 영업을 이어간다. 이 백화점에만 총 3개의 루이비통 단독 매장이 입점한 셈이다.

인근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까지 더하면 같은 명동 상권에 루이비통 매장은 총 5개로 늘어난다. 롯데백화점 본점 에비뉴엘 1층에는 루이비통 일반 매장이 위치해 있고, 이 백화점 9층부터 12층까지 4개층을 사용하는 롯데면세점에는 10층과 11층 무려 2개층에 걸쳐 루이비통 매장이 운영 중이다.

루이비통은 샤넬·에르메스와 함께 3대 명품으로 불리는 브랜드다. 명품 브랜드는 고급 이미지를 지향하기 때문에 국가별로 매장 수에 제한을 두는 것은 물론 위치와 매장 크기, 인테리어까지 조건이 까다로워 브랜드 유치가 어렵기로 유명하다. 그런 점에서 이번 추가 입점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지난 5월5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 AK플라자 1층에 문을 연 쉐이크쉑 분당점에서 고객들이 줄을 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사진=SPC그룹 제공)
그동안 ‘백화점의 얼굴’인 1층은 명품이나 수입화장품, 값비싼 패션잡화의 영역으로 통했다. 이러한 공식이 깨진 건 지난 5월 경기도 성남시 AK플라자 분당점 1층에 SPC가 운영하는 프리미엄 수제 버거인 ‘쉐이크쉑’ 매장이 들어서면서다. 명품 브랜드인 ‘구찌’가 있었던 자리다. 이에 앞서 쉐이크쉑은 동대문 두타몰 1층에도 문을 열었다.

이러한 현상은 유통 선진국인 일본에서 먼저 나타났다. 일본 백화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백화점 매출 총액은 전년보다 3.2% 감소한 5조 9780억엔으로, 1980년 이후 36년 만에 처음으로 6조엔 밑으로 떨어졌다. 매출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백화점의 주력상품으로 30%가 넘는 매출 비중을 차지하는 의류 판매의 부진이 꼽혔다. 이렇듯 의류 판매가 감소하자 지난해 11월 세이부백화점은 도코로자와점 1층에 있던 여성 의류 매장을 접고 지하 1층 식품매장을 지상 1층까지 확대하는 파격적인 시도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에 명품과 식품 매장 나란히 들어선다는 건 과거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로, 이는 명품과 식품의 달라진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며 “백화점의 입장에서 볼 때 맛집은 모객 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최근 백화점이 앞 다퉈 체험형 매장을 늘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 온라인쇼핑의 급속한 성장과 소비 트렌드의 변화 등으로 위기감을 느낀 백화점이 충성도 높은 맛집 브랜드를 목 좋은 곳에 유치하며 자구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 소공동 신세계백화점 본점에는 총 3개의 루이비통 매장이 운영 중이다.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본관 1층에 위치한 루이비통 매장, 신관 6층 루이비통 남성 전문 임시매장, 신관 8층 루이비통 면세 매장. 인근 롯데백화점 본점까지 더하면 명동 상권에만 루이비통 매장 5개가 모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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