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여성단체 겨냥 "30년 운동이 자기들 역사인가"

  • 등록 2020-05-26 오전 7:29:05

    수정 2020-05-26 오후 12:56:51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재길 기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후원금 유용 등 의혹이 불거진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일부 여성단체들을 비판하고 나섰다.

진 전 교수는 26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여성단체에서 처음부터 철저히 진영의 관점에서 문제에 접근했다”며 “여성단체들이 우르르 윤미향과 한패가 되었고, 그로써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그 문제의 일부가 되어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운동의 원로들 이름까지 팔아먹었으니 누군가 권위를 가지고 이 사태에 개입할 이도 남아 있지 않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미향 편들고 나선 여성단체들은 ‘대체 뭐가 문제인지’ 전혀 모르고 있다. ‘배후세력’이니 토착왜구니 떠드는 것은 이들이 이용수 하럼니가 던지는 메시지를 수용하는 데에 철저히 실패했다는 것을 뜻한다”고 질타했다.

진 전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 요구되는 것은 문제 상황에 대한 인지, 그에 기초한 새로운 운동의 노선과 방식, 그 개혁을 추진할 주체인데 지금은 이 세 가지가 다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아마 상황이 적당히 수습되고, 시간이 흘러 다들 이 사건을 잊어버릴 때가 되면, 문제는 저절로 해결될 거라고 믿고 희망할 것”이라면서 “거기서 사라지는 것은 할머니의 목소리다”라고 말했다.

이어 “툭하면 ‘30년 운동’이 어쩌구 하는데, 그 30년은 할머니들의 역사이지, 자기들이 가로챌 역사가 아니”라며 “설사 그 30년이 온전히 자기들 거라 해도, 그 활동가들의 30년 노력이 할머니들의 80년 고통보다 무거울 것 같지는 않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러면서 “사실 할머니가 우리 사회에 아주 어려운 ‘과제’를 던진 것이다. 그 윤곽을 그리는 것조차 엄두가 안 나서 포기했을 정도로 복잡하고 섬세한 논의가 요구되는 것인데 거기엔 아무도 관심 없어 보인다”고 꼬집었다.

앞서 진 전 교수는 전날 올린 글에서도 여성단체들의 태도를 지적한 바 있다. 그는 “과거에도 어느 정도 편파성은 있었지만 권력을 잡아 이권에 가까워져서 그런지 요즘은 단체든 매체든 무슨 충성경쟁을 하듯이 아주 노골적으로 당파적”이라며 “여성단체도 마찬가지다. 이런 문제 터지면 할머니 편에 서서 정의연을 향해 모든 것을 투명하게 해명할 것을 촉구하는 게 맞지 않나”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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