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거둔 한선교 "내 성격 모르나"..정청래 "추대 아닌 추태"

  • 등록 2020-02-04 오전 7:45:37

    수정 2020-02-04 오전 7:45:12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에 죄송하다”며 눈물의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한선교 의원이 “내 성격 모르나”라며 자유한국당의 비례 위성 정당인 미래한국당 대표로 돌아왔다.

‘원조 친박(親박근혜)’ 한 의원은 지난달 2일 “제 의원 생활 중 탄핵되고 감옥에 간 박 대통령께 정말 죄송하다. 저를 용서해달라”면서 눈물의 불출마 선언을 했다.

자유한국당 한선교 의원이 지난달 2일 국회 정론관에서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을 마친 후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실상 정계 은퇴라고 소회를 밝힌 지 한 달여 만에 한 의원은 지난 3일 미래한국당의 대표를 맡기로 했다고 밝혔다.

성균관대 선후배 사이이기도 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직접 제안하면서 창당을 불과 며칠 앞두고 전격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의원은 4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표직을 수용한 이유에 대해 “원래 안 맡으려고 3, 4일 끌었다. 골치 아픈 자리”라며 “그동안 비례대표 공천은 막 밀어 넣는 것으로 인식됐다. 지역구 공천 끄트머리에 ‘유력 정치인의 천거’라는 식으로 나눠 먹기 하고 후다닥 끝내버린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하면 다 망한다”라고 말했다.

또 황 대표의 입김 작용에 대해 “절대 안된다. 모든 결정 권한은 내가 갖기로 합의했다. (비례대표는) 이번엔 따로 독립된 정당(미래한국당)에서 공천하는 것이다. 그런 공천은 절대 용납할 수가 없다. 책임지고 내가 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황 대표나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 등의 비례대표 공천 개입 가능성에 대해 “내 성격 모르나. (내가 통제가 안 돼)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반면 이런 내 스타일을 알기에 ‘딱 부러지게 잘할 거야’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고 강조했다.

한 의원은 비례대표 상위 순번 대상에 대해 “우선 AI(인공지능) 전문가가 있어야 한다. 미래를 볼 줄 아는 사람, 경제와 교육을 바로잡을 수 있는 전문가를 염두에 두고 있다. 또 젊은이들을 대거 기용해서 노쇠한 꼰대 정당이란 이미지를 없애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래한국당으로 옮기는 한국당 의원에 대해선 “3월 27이 후보 등록 마감이다. 그때까지 정하면 된다. 그전에는 한 5명 정도로 운영될 것 같다”고 답했다.

실무 준비를 마친 미래한국당은 오는 5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고 본격적인 선거 준비에 돌입한다.

제21대 총선에 불출마를 선언한 자유한국당 한선교 의원이 자유한국당의 비례 위성 정당인 미래한국당의 대표를 맡게 됐다. 사진은 지난해 3월 19일 국회에서 황교안 대표로부터 주요 당직자 임명장을 수여 받는 한선교 의원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불출마 의원들이 당을 옮기도록 권유한 것은 황 대표가 정당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맞섰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3일 고위전략회의 후 “고위전략회의에서는 당 소속 불출마 의원들을 이적하도록 권유했던 황 대표에 대해 정당법 위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고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윤 사무총장은 “정당법상 정당은 국민의 자발적 조직임에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회피하려는 목적으로 자발적 조직이 아닌 특정 정당의 인위적인 (위성정당) 조직을 만들어 국민들로 하여금 혼란을 일으키게 한 부분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누구든 본인 자유의사로 정당 가입과 탈당이 이루어져야 한다. 정당법은 가입과 탈당을 강제한 자에 대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만 원 이하의 벌금을”이라며 “위반한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재차 확인했다.

민주당 서울 마포구을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정청래 전 의원은 “미래한국당 대표 추대가 아닌 추태”라고 비꼬기도 했다.

정의당, 대안신당 등 진보 야당도 한국당을 향해 날을 세웠다.

강민진 정의당 대변인 “황교안 대표가 한선교 의원에게 미래한국당 대표직을 제안했고 합의추대 형식으로 대표를 선출할 예정이라는데, 가히 하청·위장·위성정당 다운 방식”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미래한국당은 정당으로 인정할 수도 없는 위헌조직에 불과하다”며 “위성정당 창당 과정에서 벌어진 정당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사항으로 인해 처벌받아야 할 대상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위성정당의 허수아비 대표로 옹립되는 한선교 의원의 처지를 보니 처량하기 짝이 없다”며 “일제에 의해 수립된 만주국 괴뢰정부의 말로는 비참했다. 미래한국당 역시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힐난했다.

김정현 대안신당의 대변인은 “자유한국당이 친박 인사인 한선교 의원을 미래한국당 대표로 내세운 것은 국민의 정치적 수준을 우습게 보는 위선적 작태”라며 “자유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문제로 정체성 혼란을 겪는 마당에 친박 인사를 당 대표로 내세워 표를 얻어보겠다는 것은 비겁한 행태”라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더 이상 낯뜨거운 행보 그만두고 비례 위성정당을 포기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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