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손 아닌 달 봐라"…정청래 "나쁜 손 때문에 안보여"

[이데일리 박한나 기자]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에 대해 ‘적과 내통하는 사람’이라는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받자 “손가락이 아닌 달을 봐라”고 반박했다. 이에 주 원내대표의 발언을 비판했던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나쁜 손 때문에 달이 안 보인다”고 맞섰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사진=뉴스1)

지난 20일 주 원내대표는 “제가 국정원장 후보자에 대해 한 지적은 국정원장의 역할이 과연 어떤 것인지,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것”이라며 페이스북을 통해 해명에 나섰다.

또 “국정원이 통일 및 남북대화·교류·협력에 관한 일을 하는 곳인가”라며 “국가의 생존이 걸린 글로벌 정보전쟁을 수행하는 국가 안보수호의 최전선”이라며 발언의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정원장을 친북 인사로 채우면 대북정책 실패가 없던 일이 되고 한반도 평화가 이뤄지냐”며 “(박 후보자가 갖춘) 북한에 대한 전문성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리송하다”고 꼬집었다.

주 원내대표는 “박 후보자는 대북송금특검 결과 6·15 남북정상회담을 대가로 북한에 4억5000만달러는 송금한 데 관여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고 복역한 바 있다”며 “정상회담 쇼를 위해 밀실에서 위법을 무릅쓰며 북한 비위 맞추기에 올인한 인사를 임명하는 의도가 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정청래 의원은 “가리키는 손가락이 예뻐야 달을 쳐다보든지 말든지 한다”며 “손가락에 심술이 더덕더덕 붙었는데 어찌 달을 보나. 나쁜 손 때문에 오히려 달을 볼 수 없다”고 응수했다.

정 의원은 주 원내대표의 ‘달을 보라’는 해명은 정치권에서 자신이 실언을 해놓고 빠져나가는 수법 중 한 가지라고 주장하며 “명백한 실언이고 망국적 색깔론”이라고 비난했다.

정 의원은 “박 후보자가 ‘적절하지 않고 맘에 안 든다. 철저히 검증하겠다’고만 했으면 된다”며 “진의가 왜곡된 것도, 오해의 소지도 없는 실언 내지 망언”이라고 했다. 이어 “손타령 달타령하지 말고 깨끗하게 사과하시라”고 덧붙였다.

앞서 주 원내대표는 19일 이승만 전 대통령 55주기 추모식 후 기자들에 “박 후보자가 통일부 장관이라면 달리 볼 수 있지만, 국정원은 대한민국을 최전선에서 지키는 정보기관”이라며 “정보기관은 적을 추적하고 냉정하게 적을 파악해야 하는데 적과 친분관계가 있는 분이 국정원을 맡아서 과연 되는가”라며 박 후보자의 자격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아무리 야당이라도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느냐”고 반응한 것으로 20일 청와대 브리핑을 통해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