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요우커, 강북에서 쇼핑하고 강남서 성형 즐긴다

강남쪽 호텔·압구정~신사 성형외과 천국
百브랜드도 요우커 잡으려고 거리로 나오기도
젊음의 거리 홍대 일대도 中상권으로 변신中
화장품 거리·카페길 형성돼 관광코스로 '인기'
  • 등록 2014-10-02 오전 8:21:19

    수정 2014-10-02 오전 8:38:49

지난달 30일 오후 중국인 관광객들이 압구정 성형외과가 밀집한 논현로를 둘러보고 있다. 압구정역 3번출구에서 도산대로까지 이어지는 약 700m 논현로 중심에는 약 250여곳의 성형외과가 밀집해 있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문구도 ‘整形外科(성형외과)’ ‘重眼皮(쌍꺼풀)’ 등 한자 일색. 이 거리 성형외과 간판의 절반이 중국어로 이뤄져 있다.
[이데일리 김미경 임현영 기자] 서울 지하철 3호선 신사역 8번 출구를 빠져나와 가로수길 방향으로 걷다 보면 17층짜리 호텔 공사가 한창이다. 올 연말 준공예정인 이 호텔 오른편에는 15층 규모의 대형 성형외과가 맞붙어 있다. 호텔 바로 왼쪽 상가건물 역시 대형 성형외과가 들어설 예정이다.

압구정 P공인 관계자는 “씀씀이가 큰 중국인들이 몰리면서 ‘도산대로~강남’ 일대 주변 상권이 크게 바뀌고 있다”면서 “연일 기존 건물을 헐고 대형 성형외과나 호텔을 짓는 공사가 한창”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5년 전 2851명에 불과한 중국인 의료관광객은 올해 2만4075명으로 5년새 10배 가까이 급증했다.

지난달 30일 서울 압구정 논현로 한 성형외과 1층 로비에서 예약 손님들이 대기중이다
강남 상가들 호텔·성형외과 변신중

지난달 30일 찾은 서울 강남 압구정역 주변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지하철역 3번 출구를 따라 도산대로까지 이어지는 약 700m 논현로 중심에만 250여곳의 성형외과가 밀집해 있었다. 이면 도로에 자리한 병원까지 합치면 그 숫자는 300개를 훌쩍 넘는다.

역을 나오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문구도 ‘整形外科(성형외과)’ ‘重眼皮(쌍꺼풀)’ 등 한자 일색으로 압구정 성형외과 간판의 절반이 중국어로 이뤄져 있었다.

B성형외과 측은 “요즘 중국인 하루 상담건수는 10건이 넘는다”며 “최근 1~2년 사이 국경절 연휴에 크게 구애 받지 않고 꾸준히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경절을 맞아 이미 예약이 꽉 찬 병원도 적지 않았다. M성형외과 관계자는 “진료자를 보면 내국인과 외국인 비율이 절반 수준”이라며 “국경절 연휴 기간 예약은 이미 다 찬 상태”라고 귀띔했다.

연남동 일대 화장품 전문 면세점 등장

서울 서교동 면세점에서 중국, 홍콩 등 외국인 관광객들이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서울 연남동과 서교동 일대는 화장품 거리가 생겼다. 같은 날 오후 5시께 방문한 서울 서교동 화장품 전문 C면세점 앞에는 4대의 관광버스가 정차돼 있었다. 금세 관광버스 한 대가 더 정차하더니 40여명의 중국인이 줄지어 내렸다.

총 2개 층 규모지만 하루 평균 1000명 넘게 찾는 중국인 관광객 필수 관광코스 중 하나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매장 한 직원은 “씀씀이가 큰 만큼 중국인들은 마스크팩 10~20개 묶음이나 화장품 세트를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일부 직원들은 60개가 든 마스크팩 세트를 매대에 계속 채워 넣기에 바빴다.

중국인 덕에 인근 상권도 활기가 돌았다. 면세점 건너편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모씨(56)는 작년 간판을 중국어로 바꿔 달았다.

지난달 30일 SBS 드라마 ‘신사의 품격’의 촬영지로 유명세를 탄 서울 서교동 카페 ‘패턴 에티오피아’에 ‘신사의 품격’ 등의 대본이 전시돼 있다
그는 “손님의 30% 가량이 중국인”이라면서 “중국 손님을 겨냥해 올해는 관광 기념품도 함께 진열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젊음의 거리 홍대 근처도 요우커 입김에서 자유로워 보이지 않았다. 홍대입구 8번출구를 지나 500m쯤 올라가다보면 ‘스타일난다’ 대형단독 매장도 중국인으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스타일난다는 중국에서 인기있는 국내 토종 패션브랜드 중 하나로 중국 관광 수요를 채우기 위해 2년 전 홍대에 매장을 열었다.

산울림 소극장 건너편 카페 ‘패턴 에티오피아’도 중국인 관광객이 종종 들리는 명소가 됐다. 중국인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신사의 품격’을 찍었던 장소로 계산대 앞에는 드라마의 대본과 스틸컷 등이 전시돼 있었다. 매장 종업원은 “중국 단체관광객이 매일 1팀 이상 꾸준히 방문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오후 5시면 서울 명동 중앙로 일대는 길거리 음식을 파는 노점들로 가득 찬다. 이 길목에만 총 54곳. 내 건 문구도 모두 중국어다. 떡볶이·미니김밥·회오리감자·떡갈비완자·인삼즙 등 종류도 중국인들의 입맛에 맞게 구색이 갖췄다.
◇오후 5시면 길거리 음식 명동 채워


금싸라기 땅 명동도 마찬가지였다. 씀씀이 가 큰 요우커가 몰려들자 백화점 브랜드들이 거리 밖으로 나오는가 하면, 저렴한 길거리 음식이 대거 등장했다. 대신 일본인 관광객들은 확 줄면서 이들이 즐겨 찾던 죽 전문점은 사라진 지 오래 됐다.

길거리에서 좀처럼 보기 힘들던 MCM 아가타 토미힐피거 클럽모나코 등 백화점 브랜드들도 최근 6개월 사이 명동 상권에 앞다퉈 출격 중이다. 오후 5시면 길거리 음식을 파는 포장마차로 가득찼다. 명동 중앙로에만 총 54곳. 내 건 문구도 모두 중국어다. 떡볶이·미니김밥·회오리감자·떡갈비완자·인삼즙 등 종류도 중국인들이 즐겨찾는 음식들이었다.

인근의 호텔 한 관계자는 “회오리 감자는 젊은 중국인 사이에서 꼭 먹어봐야할 명동 길거리 음식으로 꼽힌다”며 “길거리 음식을 즐겨먹는 중국인 성향에 맞춰 가격도 2000~3000원대가 많다”고 말했다. 다만 “쇼핑 외에 볼거리가 없어 또 한국을 찾을 지 의문이다”고 아쉬워했다.

길거리 음식중 회오리 감자는 젊은 중국인 사이에서 꼭 먹어봐야 할 명동 길거리 음식으로 꼽힌다. 가격도 중국인들의 성향에 맞춰 2000~3000원대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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