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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P공인 관계자는 “씀씀이가 큰 중국인들이 몰리면서 ‘도산대로~강남’ 일대 주변 상권이 크게 바뀌고 있다”면서 “연일 기존 건물을 헐고 대형 성형외과나 호텔을 짓는 공사가 한창”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5년 전 2851명에 불과한 중국인 의료관광객은 올해 2만4075명으로 5년새 10배 가까이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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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찾은 서울 강남 압구정역 주변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지하철역 3번 출구를 따라 도산대로까지 이어지는 약 700m 논현로 중심에만 250여곳의 성형외과가 밀집해 있었다. 이면 도로에 자리한 병원까지 합치면 그 숫자는 300개를 훌쩍 넘는다.
역을 나오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문구도 ‘整形外科(성형외과)’ ‘重眼皮(쌍꺼풀)’ 등 한자 일색으로 압구정 성형외과 간판의 절반이 중국어로 이뤄져 있었다.
B성형외과 측은 “요즘 중국인 하루 상담건수는 10건이 넘는다”며 “최근 1~2년 사이 국경절 연휴에 크게 구애 받지 않고 꾸준히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남동 일대 화장품 전문 면세점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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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2개 층 규모지만 하루 평균 1000명 넘게 찾는 중국인 관광객 필수 관광코스 중 하나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매장 한 직원은 “씀씀이가 큰 만큼 중국인들은 마스크팩 10~20개 묶음이나 화장품 세트를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일부 직원들은 60개가 든 마스크팩 세트를 매대에 계속 채워 넣기에 바빴다.
중국인 덕에 인근 상권도 활기가 돌았다. 면세점 건너편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모씨(56)는 작년 간판을 중국어로 바꿔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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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의 거리 홍대 근처도 요우커 입김에서 자유로워 보이지 않았다. 홍대입구 8번출구를 지나 500m쯤 올라가다보면 ‘스타일난다’ 대형단독 매장도 중국인으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스타일난다는 중국에서 인기있는 국내 토종 패션브랜드 중 하나로 중국 관광 수요를 채우기 위해 2년 전 홍대에 매장을 열었다.
산울림 소극장 건너편 카페 ‘패턴 에티오피아’도 중국인 관광객이 종종 들리는 명소가 됐다. 중국인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신사의 품격’을 찍었던 장소로 계산대 앞에는 드라마의 대본과 스틸컷 등이 전시돼 있었다. 매장 종업원은 “중국 단체관광객이 매일 1팀 이상 꾸준히 방문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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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싸라기 땅 명동도 마찬가지였다. 씀씀이 가 큰 요우커가 몰려들자 백화점 브랜드들이 거리 밖으로 나오는가 하면, 저렴한 길거리 음식이 대거 등장했다. 대신 일본인 관광객들은 확 줄면서 이들이 즐겨 찾던 죽 전문점은 사라진 지 오래 됐다.
인근의 호텔 한 관계자는 “회오리 감자는 젊은 중국인 사이에서 꼭 먹어봐야할 명동 길거리 음식으로 꼽힌다”며 “길거리 음식을 즐겨먹는 중국인 성향에 맞춰 가격도 2000~3000원대가 많다”고 말했다. 다만 “쇼핑 외에 볼거리가 없어 또 한국을 찾을 지 의문이다”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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