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녕 우리뿐인가" 숨은 그들 찾아떠나는 우주탐사

무인탐사선 '우주노크' 40년
화성탐사 '바이킹' 시작으로
태양계 벗어난 '보이저'까지
"지구밖 알아가는 과정 통해
인간위치 다시 돌아보게 돼"
……………………………
스페이스 미션
크리스 임피·홀리 헨리|724쪽|플루토
  • 등록 2016-07-27 오전 6:17:31

    수정 2016-07-27 오전 7:49:44

[이데일리 오현주 기자] 지구를 ‘골프공’ 크기로 축소한 태양계를 상상하자. ‘포도알’만 한 달은 두 팔을 뻗은 거리만큼 지구와 떨어져 있다. 인간은 여태껏 이 거리를 넘어선 적이 없다. 화성은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커다란 구슬’만 하고 지구와 가장 가까울 때는 340m쯤 떨어져 있다. 목성과 토성은 좀 멀다. 지구로부터 각각 2.4㎞와 5.6㎞ 밖에 있다. 크기는 ‘큼직한 비치볼’ 정도. ‘축구공’ 만한 천왕성과 해왕성은 이보다 훨씬 더 멀어 11㎞, 19㎞ 밖이다.

궤도진입까지 포함해 그래도 가장 가까운 달로 지구가 내보낸 우주인은 24명. 투자한 돈은 2011년 기준 물가로 1500억달러(약 170조 7450억원)다. 바로 근처 행성인 화성에 탐사선 한대를 안착시키기 위해선 나사의 과학자들은 꼬박 10년을 투자했다.

우주연구에 불이 붙은 건 우주선이란 걸 발명하면서다. 당연한 일이긴 하다. 일단 지구 밖으로 나가야 뭐든 성사할 테니. 특히 무인탐사선의 활약이 두드러졌는데 인간을 대신해 우주를 날아다니며 인간의 호기심을 자극할 다양한 정보를 수집했다. 1957년 소련이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쏘아올린 지 60여년, 1969년 미국 아폴로 11호가 달 표면을 밟은 지 50여년이다. 가장 최근의 우주소식은 지난 5일 목성에서 날아든 것이다. 탐사위성 주노가 목성궤도에 진입했다는 보고다. 2011년 8월에 28억㎞의 여정을 시작한 주노가 5년을 쉬지 않고 날아 드디어 목성에 도착한 것이다. 주노는 앞으로 20개월간 목성의 남·북극을 잇는 5000㎞ 상공의 궤도를 37회 회전하며 주어진 임무를 수행할 거다. 목성의 대기와 자기장, 중력장 등을 면밀히 관찰하는 일.

책 제목 ‘스페이스 미션’은 우주공간에서 이뤄지는 온갖 임무를 가리킨다. 태양을 관찰하고 행성을 따라다니고, 외계 행성을 찾기도 하고, 생명체가 있는지 기웃거리고, 우주지도를 그리고, 우주역사를 쓰는 일 말이다. 세계적인 우주생물학자(크리스 임피)가 영문학자(홀리 헨리)와 함께 우주서 전개되는 엄청난 ‘스페이스 미션’에 대해 풀어놨다. 특히 무인탐사선을 주인공 삼아 지난 40여년간 진행한 11개의 프로젝트를 순차적으로 펼쳤다. 전공이 다른 두 저자의 결합은 우주가 과학인 동시에 인문학의 근원이란 걸 에둘러 전한다. 넓디넓은 세상 이야기다.

▲외계 생명은 과연 있는가

그들이 있긴 한 건가. 없는 건가. 못 찾는 건가. 정녕 우리뿐인가. 우주과학의 궁극적 목표는 과연 지구 밖에도 생명이 살고 있느냐를 알아내는 것에 있다. 외계 생명체가 있는지 없는지가 미치도록 궁금하니 달리 방법이 없다. 우주로 나가볼밖에. 그렇게 우주탐사의 첫번째 목적은 인간의 호기심을 해소하는 일이 됐다.

사실 외계 생명에 관해선 아직 아무것도 드러난 게 없다. 그럼에도 책은 곳곳에 한껏 기대감을 꺼내놓는다. “지구에도 극악무도한 환경에서 잘만 살아가는 생물이 곳곳에 있는데 광활한 우주에 뭐가 있을지 누가 알겠느냐”는 거다.

▲인간 호기심 실은 탐사선

스페이션 미션이 기록하는 최초의 무인탐사선은 ‘바이킹 1·2호’였다. 1975년 20일 간격으로 발사한 1·2호는 꼬박 1년을 날아 1976년 화성에 착륙했다. 이후 두 탐사선은 화성 표면의 97%에 해당하는 지도를 그렸고 4만 6000장의 영상을 지구로 날렸다. “가장 흥분되는 점은” 화성에 물이 존재할 가능성을 알려 온 거란다. 하지만 이보다 중요한 과제는 역시 화성에 생명체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 결과는? 생명이 있다는 것도 증명하지 못했지만 없다는 것도 증명하지 못했다.

‘외계 생명 파악’에 관한 바이킹의 임무는 이후 쌍둥이 무인탐사선에로 옮겨 갔다. ‘오퍼튜니티’와 ‘스피릿’이다. 바이킹 이후 30년이나 걸려 2004년 화성에 다시 닿은 이들은 화성 퇴적층과 화산암의 성분을 분석하고 먼지 표본을 조사했다. 또 물이 있다는 결정적 증거를 찾아내고 기정사실화했다.

인간이 만든 물건 중 가장 먼 거리로 보낸 것도 무인탐사선이다. 1977년 발사한 ‘보이저 1호’와 ‘보이저 2호’. 2013년 1호가 먼저 태양계를 벗어났고 2호도 곧 벗어날 예정이란다. 이들은 천문학자도 몰랐던 내용을 발굴해 속속 지구로 보고했고 목성의 위성인 이오에서 일어나는 화산폭발, 토성 고리의 세밀한 구조까지 들춰내 번번이 지구의 과학교과서를 번번이 고쳐 쓰게 했다.

‘스타더스트’라는 것도 있다. 혜성의 먼지를 받아내려 발사한 탐사선이다. 시속 2만 1000㎞로 날면서도 잽싸게 혜성의 사진을 찍고 그 먼지를 받아 자랑스럽게 지구로 돌아왔다. 혜성먼지는 인류의 기원을 밝히는 결정적인 증거를 품고 있단다.

▲우주를 보며 인간을 생각해야 하는 이유

‘태양이 아닌 다른 별을 돌고 있는 행성이 있다!’ 이 발견은 20세기 과학계의 가장 극적인 사건이었다. 20년 전인 1995년까지는 태양계가 유일했다. 하지만 이후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는데 지금껏 1000여개의 외계 행성을 확인했고 ‘후보’로 점찍은 천체도 4600개를 넘겼단다. 하늘만 올려다보고 있는 이들의 관심은 여전히 행성에 생명체가 있을지에 모인다. 이쯤에서 재미있는 에피소드 한 가지. 2009년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바티칸에서 저명한 천문학자와 우주생물학자를 불러 지구 밖 생명에 관한 ‘바티칸회의’를 열었다는 건데. 우주생물에 대한 호기심은 신도 해결해주지 못한다는 얘기다.

결론은 다분히 휴머니즘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주탐사는 인간탐사와 다를 바가 없다는 강조다. 우주탐사가 우주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고. 우주 안에서 인간의 위치를 다시 들여다보는 계기가 될 거라고. 우주를 알면 알수록 자신에 대해 더 생각하게 된다고. 그러곤 무인탐사선이 실어나른 태양계 ‘행성가족사진’을 한번 들여다보라고 했다. 겸손해지지 않으려야 않을 수가 없단다. 맞다. 이 좁은 땅덩어리에서 벌이는 악다구니가 몹시 부끄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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