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홈레코딩 유통·中 콩쿠르…脫피아노 경쟁나선 피아노업체들

피아노만으로는 안돼 면세사업, 음향장비 유통, 음악교육까지
삼익악기 "홈레코딩 보편화", 피아노와 함께 DJ장비도 팔아
영창뮤직 점차 커지는 전자악기 사업, 공장 활용 문화공간 조성 검토
  • 등록 2016-08-29 오전 6:55:00

    수정 2016-08-29 오전 6:55:00

[이데일리 유근일 기자] 악기 제조업체마다 신사업 확장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본업인 악기제조에서 과감히 탈피해 음향 장비 유통, 음악 교육, 공연 사업까지 다양한 방면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국내 피아노 시장포화로 생존을 위협받자 신사업에서 생존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다..

◇신규 사업 비중 점차 커지는 피아노 제조사들

업계는 수년전부터 시작해온 사업 다각화가 올들어 결실을 보기 시작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실제 국내 양대 피아노 제조사인 삼익악기와 영창뮤직의 실적이 올 상반기부터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삼익악기(002450)의 올 상반기 매출은 107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3% 증가했다.

영창뮤직의 상반기 매출도 36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8%가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피아노 시장의 포화로 20여년간 매출이 줄어들었지만 올해는 그나마 사정이 나아지고 있는 분위기”라며 “업계의 불황을 계기로 사업 영역을 넓힌 성과가 이제야 드러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피아노 시장은 1992년 18만7000대로 정점을 찍은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 팔린 신규 피아노의 수는 3만대를 간신히 넘기는 수준이다. 5분의 1 규모로 시장이 쪼그라든 셈이다.

삼익악기가 최근 AK플라자에 새롭게 문을 연 직영매장의 모습. 이 매장에서는 삼익악기의 피아노 뿐 아니라 디지털 오디오 및 홈레코딩 제품을 다양하게 판매한다. 사진=삼익악기
본업인 피아노시장이 급속히 위축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삼익악기와 영창뮤직 모두 본업에서 벗어난 사업 다각화의 성공 여부에 생사가 달려있는 것이다. 올 상반기 삼익악기와 영창뮤직 매출에서 피아노가 차지하는 비중도 각각 26%, 46%까지 떨어졌다. 이제 피아노 전문 제조사라는 이름이 무색할 지경이다.

삼익악기는 지난해 피아노 제조와는 무관한 면세사업에 진출하기도 했다. 삼익악기는 올 상반기 면세 사업에서 2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삼익의 대표적 사업품목인 업라이트피아노의 판매액(225억원)보다도 큰 액수다. 영창뮤직은 전자악기의 분야의 매출이 이미 업라이트피아노 판매량의 절반을 훌쩍 넘길 정도가 됐다. 올 상반기 전자악기 분야 매출은 110억원. 전체 매출의 25%를 차지한다.

자료=금융감독원
◇중국 피아노 교육 시장, 고급 음향 장비 유통 시장 잡아라

최근 두 회사가 공통적으로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신규 사업은 중국 교육시장과 국내 음향 장비 유통시장이다.

삼익악기와 영창뮤직은 중국 시장에서 대리점 영업과 함께 피아노 교육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영창뮤직은 150여개 대리점에서 피아노 학원을 운영하는 형태로 중국 교육시장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중국 전역에서 국제 음악콩쿠르를 열어 중국 신진 음악인들을 지원했다.

삼익악기는 중국 현지 방문 교육업체 싱콩추앙리엔을 통해 프리미엄 피아노 ‘콜러앤캠블’을 공급하고 있다. 삼익악기 관계자는 “최근 증가하고 있는 중국의 피아노 수요를 채우면서도 피아노 학습 초기 단계부터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두 업체 모두 중국 시장에서 꾸준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삼익악기의 매출에서 중국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50~55% 남짓. 영창뮤직도 상반기 매출의 45% 가량을 중국 법인에서 올렸다. 두 회사가 단순 판매를 넘어 교육·문화 사업으로 보폭을 넓히는 것도 향후 10년간은 중국 시장이 지속적으로 커질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아날로그 악기 매출의 90% 이상은 중국에서 올리게 될 것”이라며 “중국 시장에서 확고한 중·고가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전했다.

영창뮤직이 포니정재단과 함께 매년 재최하고 있는 영창뮤직콩쿠르 시상식. 올해는 중국 신진 음악인을 국내에 소개하는 형태로 지난 12일 예선을 진행했다. 사진=영창뮤직
국내에서는 피아노, 기타 등 악기 판매가 아닌 각종 음향 관련 장비를 판매하는 형태로 직영 매장을 바꾸는 추세다. 이를 위해 삼익악기는 최근 백화점등에 새로 문을 연 직영점을 시작으로 각종 홈레코딩 장비와 해외 유명 오디오 제품을 들여놓고 있다.

매장 위치도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 매장 바로 옆으로 자리를 잡았다. 삼익악기 관계자는 “기존 가구나 침구류와 함께 전시하던 악기 매장과는 달리 다양한 가전 제품과 함께 최신식 디지털 음향 장비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전문가 중심의 시장으로 여겨졌던 홈레코딩이 앞으로는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확장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창뮤직 역시 디지털피아노 커즈와일과 함께 독일의 유명 오디오 제조사인 젠하이저의 헤드폰을 판매하는 등 각종 음향 장비를 한 번에 유통하는 형태로 매장을 변화시키고 있다. 영창뮤직 관계자는 “인천공장에 악기 업계 최초로 본사가 직접 운영하는 상설 할인 매장을 열어 신디사이저를 비롯한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며 “인천공장의 부지를 활용해 앞으로도 다양한 사업에 신규 진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삼익악기와 영창뮤직의 직영점은 각각 8개와 15개. 삼익악기는 올해 말까지 직영점 수를 2배로 늘리는 것이 목표다. 영창뮤직 역시 지속적으로 직영점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영창뮤직은 인천공장의 유휴 설비와 부지를 활용해 공장 내에 대규모 공연장을 짓는 방안까지도 검토하고 있다. 영창뮤직 관계자는 “피아노 시장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면서 기존 피아노 생산 라인의 가동률도 크게 떨어지고 예전처럼 피아노 제조를 위해 많은 공간이 필요하지 않게 됐다”며 “공장 설비의 위치를 효율적으로 재배치하는 것만으로도 문화 사업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는 데 큰 무리가 없다”고 전했다.

자료=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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