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관광] 여행은 곧 머무름…'숙소작품집'의 세상소통

창조관광기업 성공사례탐방 32 '스테이폴리오'
숙박 O2O서비스 새 패러다임 제시
판매대상 아닌 '공간 고유개성' 주목
적산가옥·제주돌집 등 정체성 담아
전국 12곳 '시그니처 스테이' 운영도
올해 10억원 매출…1년 새 400% 성장
  • 등록 2016-10-28 오전 6:05:00

    수정 2016-10-28 오전 6:05:00

스테이폴리오에서 좋은 숙소로 선정한 제주시 ‘우주오리’. 스테이폴리오는 ‘숙박 O2O 서비스’를 통해 국내·외 여행숙소를 엄선해 소개하는 플랫폼 사업을 한다(사진=스테이폴리오).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현 정부의 국정 운영 패러다임은 정부3.0이다. 개방·공유·소통·협력을 바탕으로 국민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일자리 창출과 창조경제를 지원하자는 데 목적이 있다. 관광분야에서도 창조경제 실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관광산업의 융·복합을 위한 다양한 사업이 그 일환이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사업은 ‘창조관광사업 공모전’이다. 2011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관광부문의 창업과 연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관광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취지 아래 ‘창조관광사업 공모전’을 실시하고 있다. 공모전의 성과는 눈부시다. 4년간 총 260건의 창조관광사업을 발굴, 그중 170개의 아이디어를 사업화했다. 또 501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성과를 올렸다. 이데일리는 문화체육관광부·한국관광공사와 공동으로 공모전에 당선한 업체 중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한 업체를 찾아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숙박공유 새로운 패러다임 ‘스테이폴리오’

‘O2O 서비스’가 진화하고 있다. O2O 서비스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이나 온라인으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주문받아 오프라인으로 연결해주는 마케팅이나 사업을 통칭한다. 배달음식주문 앱이나 카카오택시 등 음식배달과 교통수단부터 배송·물류, 가사, 숙박 등 각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숙박서비스 분야에서 그 발전 속도가 놀랍다. 에어비앤비나 호텔앤조이, 여기어때 등도 이 서비스를 기반으로 발전한 회사다. 최근에는 보다 적극적이고 세밀한 형태로 발전한 회사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단순히 객실을 대여하는 것을 넘어 여행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대표적인 회사가 서울 종로구 통인동에 자리잡은 ‘스테이폴리오’다.

스테이폴리오는 ‘머물다’라는 뜻의 ‘스테이’(stay)와 자료집이나 작품집을 의미하는 ‘포트폴리오’(portfolio)를 합친 말이다. 주로 호텔이나 펜션 등의 숙박공간을 모아 소비자에게 소개해주는 일을 한다. 스테이폴리오와 타업체와의 결정적 차이는 ‘숙소를 보는 시각’이다. 숙소는 여행의 수단이 아닌 특별한 경험을 느껴볼 수 있는 목적지라는 게 이 회사를 세운 이상묵(36) 대표의 생각이다. 이 대표는 “스테이폴리오는 국내·외 파인스테이(숙소)를 엄선해 소개하는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단순히 숙소를 판매대상이 아닌 공간이란 관점에서 ‘고유한 개성’에 보다 더 주목한다”면서 “더불어 브랜드 평판과 신뢰관계에 기반해 선별한 숙소를 여행객에게 소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테이폴리오가 좋은 숙소로 선정한 전남 고흥의 ‘가고파. 그. 집’(사진=스테오폴리오).


스테이폴리오의 가장 큰 장점으로는 숙소가 여행목적지로서 스스로 관광객을 끌어들인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디지털과 속도라는 패러다임이 위세를 떨치는 기존의 관광 흐름과는 완전히 정반대의 개념”이라며 “치열하게 살아가는 현대인이 스테이폴리오가 추천하는 숙소를 찾아 잠시 일상의 궤도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의 좌표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이선우 한국관광공사 관광벤처팀 차장은 “스테이폴리오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자신들만의 관점으로 숙소를 선별·소개·연결하는 새로운 형태의 숙박공유기업”이라면서 “이용자가 원하는 숙소를 선택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스테이폴리오는 독특한 기준으로 이용자가 원하는 숙소를 선택할 수 있도록 플랫폼으로 구성했다”고 안내했다.

◇ 보석같은 숙소를 큐레이팅하다

스테이폴리오는 숙소라는 공간에 주목한다. 잠자는 장소를 넘어서 여행자에게 차별화한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스테이폴리오만의 특별함이 있다. 바로 ‘큐레이션’이다. 스테이폴리오가 말하는 큐레이션은 숙소를 하나의 콘텐츠를 보고 가치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큐레이션의 기준은 크게 네 가지다. 개별 숙소만의 특별한 ‘가치와 스토리’(originality), 주변 환경과의 조화를 고려한 ‘디자인’(design), 공간을 매만지고 운영하는 ‘사람의 마음’(mind), 가치를 드러내는 객관적인 지표인 ‘가격’(price)이다. 이 대표는 “우리는 숙소를 ‘나음’이 아닌 ‘다름’의 가치로 구분한다”면서 “궁극적으로 숙소를 하나의 공간개념으로 이해하고 배려해 호스트(주인)와 게스트(손님)의 지속가능한 관계를 만들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스테이폴리오가 직접 큐레이팅한 전남 순천의 ‘바구니호스텔’. 시간·장소를 거스르지 않는 유니크한 숙소로 탈바꿈시키는 것이 큐레이션의 목적이다(사진=스테오폴리오).


스테이폴리오가 큐레이팅한 숙소는 다양한 방법으로 세상과 소통한다. 그 첫째가 ‘시그니처 스테이’다. 스테이폴리오가 자체 제작한 숙소를 말한다. 서울 종로구 이화동의 ‘이화루애’나 제주시 조천읍의 ‘눈먼고래’, 전남 순천의 ‘바구니호스텔’ 등 12곳에 스테이폴리오의 가치를 담았다.

이 대표는 “자체 제작해 운영하고 있는 숙소들은 스테이폴리오의 운영 수입을 확보하는 중요한 비즈니스 모델 중 하나”라며 “더 나아가 스테이폴리오의 가치와 문화를 전파하고 숙소에 대한 다양성을 불어넣는다는 중요한 목적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그니처 스테이는 스테이폴리오의 모 회사격인 지랩(2014년 창업)에서 맡는다. 지랩은 공간을 만드는 건축회사다. 스테이폴리오의 가치와 정체성을 담아내는 역할을 한다.

시그니처 스테이의 대표적인 공간이 ‘이화루애’다. 오래된 적산가옥을 시간·장소를 거스르지 않는 유니크한 숙소로 탈바꿈시켰다. 이외에도 제주도 전통 돌집처럼 버려지거나 오래된 지역 내 공간이나 건물에 스테이폴리오의 가치를 부여한다.

소통의 두번째 방법은 ‘미디어’다. 스테이폴리오는 웹진 형태로 숙소를 소개하고 있다. 웹진은 세 카테고리로 나뉘는데 픽, 매거진, 영상이다. 블로그 기자단으로 오랫동안 활동한 이 대표의 경험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픽은 쉽게 말해 ‘숙소를 소개하는 글’이다. 이 대표는 현재 250여개의 숙소를 픽 콘텐츠로 소개했다. 매거진은 스테이폴리오가 직접 발로 취재해 심도 있게 작성한 글인데 이를 통해 소개한 숙소도 30여곳에 이른다. 숙소가 가진 가치와 이야기를 호스트인 주인과 인터뷰 형식으로 소개한다. 영상은 숙소의 호스트가 직접 출연해 숙소가 가진 이야기와 가치를 직접 소개하는 형태로 만들었다.

서울 종로구 통인동에 위치한 스테이폴리오의 사무실에서 이상묵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강경록 기자).


◇ “10년 내 세계시장 진출할 것”

스테이폴리오는 2014년 열린 ‘창조관광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이어 지난해 ‘창조관광기업’에도 선정됐다. 이 대표는 “우연한 계기에 지하철 광고판에 있던 창조관광공모전을 보고 응모했고 당선했다”면서 “당시 받은 지원금으로 스테이폴리오 웹진을 오픈할 수 있었고, 같은 해 스테이폴리오 웹페이지를 론칭할 수 있었다”고 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스테이폴리오에 초기 지원금 4000만원과 추가지원금 1000만원 등 총 5000만원의 사업자금을 지원했다. 지원금 대부분은 스테오폴리오 초기 서비스 개발비와 홍보 등으로 사용했다.

이를 기반으로 스테이폴리오는 다양한 공모전에도 도전했다. 지난해 BMW가 주최한 ‘미니포미니비즈니스’에서 우승했고, 동그라미재단의 ‘로컬챌린지프로젝트 3기’에도 선정돼 활동 중이다. 올해 동그래미재단에서 진행한 기업설명회에서는 국내외 투자사가 가장 만나고 싶은 벤처기업으로도 뽑혔다. 이달에는 예약관리와 예약시스템 서비스인 ‘스테이폴리오 콘텐츠관리시스템’을 열고 사업모델을 갖췄다. 이 대표는 “이번 콘텐츠관리시스템을 통해 호스트는 숙소에 대한 정보를 즉각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돼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면서 “앞으로 매출이나 프로모션, 비품구입 등 숙소를 홍보하는 데 필요한 마케팅 요소를 호스트가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했다.

스테이폴리오 이상묵(왼쪽) 대표과 직원(사진=스테이폴리오).


사업도 탄력을 받고 있다. 2014년 첫 해에는 5400만원의 매출을 올렸고 지난해에는 2억 3000만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약 400% 성장한 10억원 가량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대표는 “무엇보다 뿌듯한 점은 스테이폴리오를 좋아하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라며 “블로그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스테이폴리오에 대한 가치를 해석해주고 인정해주고 있다. 더불어 숙소의 호스트들 역시 스테이폴리오의 취지를 헤아려주고 많은 부분에서 제안과 의견을 주고 있어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목표도 명확하다. 이 대표는 “스테이폴리오 예약서비스 오픈 후 트래픽과 매출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면서 “목표는 더욱 공고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 5년 내 한국에서 가장 의미 있는 숙소를 모두 모은 숙박플랫폼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그다음 단계는 세계시장 진출이다. 이 대표는 “10년 내 세계에서 유능한 인재를 영입해 글로벌 숙박 에이전시로 발전해 나가고 싶다”면서 “스테이라는 공간으로 또 다른 문화를 만들어내고 그것을 다시 공유하고 연결하는 회사로 키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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