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도 안 가고, 안 삽니다"…日 불매운동이 바꿔놓은 풍경

추석 연휴 일본行 비행기 작년 대비 43% 감소
유통업계 '추석 선물 가이드북'에 日제품 제외
"문화로 자리잡은 '일본 보이콧'…계속 이어질 것"
  • 등록 2019-09-11 오전 6:31:00

    수정 2019-09-11 오전 7:52:18

추석 연휴를 앞둔 1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이 관광객으로 붐비고 있다. (사진=뉴스1)


[이데일리 황현규 기자] 일본 불매운동이 두 달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추석 때도 자발적인 `일본 보이콧`은 계속된다. 매년 추석 연휴마다 북새통을 이뤘던 일본 여행객이 급감했고 `메이드 인 재팬` 상품은 추석 선물에서 제외되고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 정국으로 한풀 꺾였지만 추석 연휴에도 불매운동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추석 일본 여행 반 토막…동남아 여행 반사효과↑

실제 올해 추석 연휴 일본 여행객 숫자가 작년보다 반토막 났고 관광객들은 일본 대신 동남아시아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10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올해 추석 연휴(12~14일) 일본행 항공편 예약은 지난해 추석 연휴(9월 23~26일)에 비해 43% 감소했다.

또한 소셜커머스업체 위메프에 따르면 올 추석 연휴 전후(7~15일) 동남아시아 국가의 항공편 예약이 작년보다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위메프의 추석 기간 각 나라 도시별 항공편 예약 비율은 △다낭(14.8%)이 1위였고 △오사카(13.8%) △후쿠오카(10.4%) △도쿄(10%) △오키나와(5.8%) 등 일본 도시들이 5위권을 형성했다. 그러나 올해는 △다낭(12.6%) △방콕(6.5%) △괌(6%) △세부(5.4%) 등 동남아권 도시들이 약진했으며 일본 도시는 △오사카(5.3%)만이 5위에 올랐다.

작년 추석 연휴 오사카에 다녀왔다는 조민경(29)씨는 올해 방콕에 갈 예정이다. 조씨는 “원래 ‘일본 덕후’라고 할 정도로 일본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었지만 불매 운동 영향으로 일본을 안가기로 마음 먹었다”며 “평소 안 가 본 나라를 가보자는 생각에 태국행 티켓을 끊었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를 나흘 앞둔 8일 부산 해운대구 반여농산물도매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선물용 또는 제수용 과일을 구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추석 선물 리스트에서 일본 제외…전문가 “더 거세질 것”

추석 선물 장터에서는 일본 제품들이 빠르게 자취를 감추고 있다. 유통업계는 추석 선물 가이드북에 일본산 제품을 없애는 등 ‘일본 지우기’에 나섰다.

롯데백화점은 추석 선물 추천 리스트에 사케 등 일본 제품을 모두 제외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아예 기획 단계부터 일본 제품을 빼자고 의견이 모였다”며 “일본 제품에 대한 고객들의 수요가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제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069960) 또한 올해 추석 선물 추천 목록에서 일본 제품 5개 정도를 없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불매 운동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추석 선물로 누가 일본 제품을 주고 받겠는가”라며 “오히려 한우·과일 등 한국산 먹거리가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직장인 김영빈(33)씨는 “옛날에는 종종 사케를 추석 선물도 받곤 했지만 이번에는 없더라”며 “차라리 고급 와인이나 양주를 사케 대신 주고받거나 일본 다과를 한과로 바꾸는 추세인 듯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추석 이후에도 일본 불매운동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달 말 우리 정부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발표 이후 아베 정부의 반한(反韓) 기조가 바뀌고 있지 않는 상황에서 일본 보이콧이 상식이 돼 버렸다는 것이다. 김성수 문화평론가는 “일본 보이콧이 두 달 넘게 이어지면서 자연스러운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며 “과거에는 했다간 자칫 큰 일 나는 줄 알았는데 막상 해 보니 큰 문제 없더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시민들이 불매운동의 효능을 느낀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만약 일본이 수출 규제를 완화하더라도 불매운동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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