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장비 無, 안전요원 아마추어'..해수욕장 안전 '구멍'(종합)

안전처, 11개 시도 60곳 해수욕장 안전감찰
해수욕장 관리 주체 바뀌면서 '안전 공백'
지자체·안전처, 긴급 지원책 마련
  • 등록 2015-07-28 오전 8:34:03

    수정 2015-07-28 오전 8:34:03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지난해 7월 정오께 황모(남·58)씨는 해수욕장에서 일행과 함께 술을 마신 뒤 튜브를 타고 바다로 나갔다. 수많은 인파 속에서 그를 제지하는 안전요원은 없었다. 순식간에 물 속으로 빨려 들어갔지만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해경·소방 등이 합동구조에 나섰지만 이미 김씨는 숨져 있었다.

지난 해 6월 해수욕장 개장을 앞두고 10대 청소년 3명이 물에 빠져 숨졌다. 이들은 때 이른 더위로 일찍 해변을 찾았다 변을 당했다. 해당 지자체는 예산과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개장 전 해변에 안전요원을 배치하지 않았다.

해마다 해수욕장 안전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지만, 안전관리에는 여전히 구멍이 뚫린 것으로 나타났다. 구조장비·인력은 턱없이 부족하고 안전요원은 비전문가를 고용하는 등 올해도 해수욕장 안전관리가 여전히 취약했다. 특히 해수욕장 관리책임이 해양경찰에서 각 지방자치단체로 이관되면서 안전관리에 공백이 생긴 것으로 나타나 정부는 긴급대책 마련에 나섰다.

국민안전처(안전처)는 이달 6일부터 10일까지 안전감찰관 11명을 투입해 전국 11개 시·도 297개 해수욕장 중 60개소를 점검한 결과 적지 않은 해수욕장의 안전관리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안전관리를 강화했다고 27일 밝혔다. 안전처는 지난해 해수욕장 사망자 7명 중 5명(71%)이 6월~7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한 점을 감안해 긴급점검에 나섰다.

적발 내역에 따르면, 강원도 A 해수욕장의 경우 수상 오토바이 등 필수 구조장비가 1대도 없었다. 제주 일부 해수욕장은 대피 경고판, 안전표지판을 설치하지 않았거나 민간안전요원에게 물안경·슈트 등 기본적인 구조장비도 지급하지 않았다.

전남 지역 B해수욕장의 경우 민간안전요원 지원자가 한 명도 없어 비전문가인 지역주민에게 할당해 안전요원을 충원했다가 적발됐다. 경남 지역 C 해수욕장에도 무자격 비전문가가 민간안전요원으로 일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의 일부 해수욕장의 경우 유관기관과의 무전교신이 원활하지 않아 사고 발생 시 신속한 구조가 힘든 상황이었다. 충남 지역 D 해수욕장은 해수욕장 안전관리 세부계획 자체를 수립하지 않았다.

정윤한 안전감찰담당관은 “적발된 해수욕장 모두 해당 지자체 공무원이 구조 전문성이 부족해 민간과의 협업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이었다”며 “현재는 시정이 됐지만, 해당 지자체들은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인력·장비 투자에 미흡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해수욕장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 개정돼 올해부터 해수욕장 관리가 해경에서 지자체로 이관되면서 안전공백이 생겼다는 것이다.

안전처는 안전공백이 심각하다고 판단, 지난 24일 관계부처와 지자체 등이 참석한 실무회의를 개최하고 대책을 마련했다. 안전처는 지자체가 예비비나 재난관리기금을 사용해 구조장비를 시급히 마련하고 이를 사후에 소방안전교부세로 보전하도록 조치했다.

또 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가 해수욕장별로 안전지원관 5~6명을 지정·운영해 민간안전요원에 대한 교육훈련을 지원하고 주기적으로 해경을 중심으로 합동훈련도 실시하기로 했다. 경찰청은 내달 16일까지를 ‘피서지 대상 특별치안활동’ 기간으로 정해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해수욕장 사망자는 피서철인 6~7월에 대다수가 발생했다. 부상자 규모는 구조 인원에 포함됐다(출처=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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