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방역` 외친 安의 항체양성률 국민조사…의료계 찬반 맞서

진단검사 "쉽지 않아" vs 예방의학 "과학방역에 필요"
반대진영 "주기적 추적 관찰해야 면역 주기 파악"
찬성친영 "해외 데이터론 올바른 방역정책 못 세워"
  • 등록 2022-03-25 오전 8:13:13

    수정 2022-03-25 오후 1:56:43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윤석열 정부가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를 위해 내세운 `과학방역`의 첫 단추로 지목한 항체 양성률 조사를 두고 의료계가 정면으로 충돌했다.

[국회사진취재단]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인수위 집무실로 출근하기 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안철수 인수위원장 겸 코로나19비상대응특별위원장은 지난 22일 서울 삼청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일반 국민 대상으로 항체 양성률을 정기적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안 위원장의 항체 양성률 조사를 두고 예방의학계에선 환영의 뜻을 밝힌 반면, 진단검사의학계는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진단검사 측 “현실적으로 쉽지않아 ”

양내리 부천세종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과장 겸 대한진단검사의학회 국제협력위원회 위원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항체 양성률 조사가 현실적으론 쉽지 않다고 봤다. 양 과장은 25일 “결합항체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일부 조각이 결합한 형태”라며 “중화항체는 코로나 감염 자체를 막아주는 항체”라고 구분해 설명했다.

이어 “여기서 의미 있는 것은 중화항체 검사인데, 자가 검사가 어렵다”며 “혈액을 채취해 혈장·혈청을 분리해 검사해야 한다. 진검학회 역시 혈청·형장 분리 검사 결과만 인정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진단검사의학계에선 안 위원장이 큰 뜻을 가졌지만 상당수 국민을 채혈해 검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본 것이다.

더욱이 국민에게 중화항체 검사를 해도 과학방역이 가능할 지에 대해선 의문을 표했다. 양 과장은 “아직은 중화항체가 생겼다고 해도 얼마나 지속되는지, 언제 생겼다가 언제 사라지는지, 안 생긴다면 왜 안 생기는지 등에 대한 공통된 학계 의견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안 위원장이 조사를 시행해 우리 국민에게 어느 정도 중화항체가 나왔다고 해도 그 자체로는 의미 없다”면서 “그분들의 중화항체가 몇 개월이 지속 될 지, 몇 년이 지속 될 지는 주기적으로 추적관찰 해야 알 수 있다. 이는 엄청난 일”이라고 지적했다.

통상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건강한 사람은 빠르면 5~10일 이내 항체가 생성된다. 대부분 2주 이내엔 항체가 생성된다. 항체의 최대치는 감염 4~6주 사이에 도달한다. 다만, 항체가 지속 기간엔 대해선 아직 뚜렷한 연구 결과가 없다.

“결과 나와도 정책 반영엔 신중해야...사회 혼란 우려”

양 과장은 항체 양성률 표본조사가 대표성을 가지기 위해선 최소 전체 인구의 5% 즉, 250만명 선에선 검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봤다. 특히 연령, 지역, 직업 등을 골고루 계층화한 뒤 무작위로 검사 대상자를 추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수가 너무 크면 500명 이상 검사로 대체하지만, 이 경우엔 계층화 작업에 상당한 공을 들여야 한다고 부연했다.

또한 설령 중화항체 조사 결과가 나와도 방역정책엔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양 과장은 “결국 검사자에게 항체가 ‘있다’, ‘없다’ 등의 결과를 줄 것 아니냐”면서 “누군가는 백신 괴담에도 부작용을 감수하고 정부를 믿고 백신을 맞았는데, ‘항체가 없다’는 결과를 받았다고 생각해봐라. ‘항체가 없다고? 나 왜 맞았어?’ 하는 반응이 나오지 않겠나. 그러면 우리 사회 전반에 접종 거부, 방역 정책 무력화 등의 일대 혼란이 올 수 있다”며 후폭풍을 우려했다.

그는 “검사에서 항체가 안 나왔다고 하더라도(탐지될 수 있는 것보다 항체 양이 적게 형성돼도) 의미가 있다”면서 “항체는 체액 영역으로, 세포 면역과는 별개”라고 말했다. 검사 결과와 무관하게 백신 접종이 필요하단 얘기다.

양 과장은 “진검학회는 항체 양성률 검사가 학문적으로 의미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방역 정책 신뢰도 저하 등을 우려해 검사결과를 정책반영을 권하지 않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예방의학계 “과학방역 위해 국내 데이터 필요”

반면 예방의학계는 안 위원장의 발표에 환영하는 모습이다.

최재욱 대한예방의학회 이사 겸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항체 양성률 조사는 기본 중의 기본”이라면서 “현 정부는 그동안 아무것도 안 하고 계속 미국·영국 데이터만 보고 ‘무증상이 몇 %더라, ‘백신접종 효과가 3개월도 지속 안 되더라’ 등의 발표를 해왔다”고 지적했다.

상당수 국민을 대상으로 채혈 검사가 가능하겠냐는 질문엔 최 교수는 “국민 건강영양조사도 채혈에, 돈 많이 들지만, 지금까지 문제 없이 해왔다”며 우려를 일축했다. 혈장·혈청 분리해 중화항체 생성이 감염 때문인지, 백신 때문인지를 확인하는 검사비는 1인당 5만원 가량 소요된다. 250만명 검사를 전제로 단순 계산만 해도 1250억원이 소요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방역을 위해선 항체 양성률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단 입장이다.

최 교수는 “다른 나라들에선 정부가 리더십을 갖고 돈을 들여서 항체 양성률 조사를 해왔다”면서 “이들이 노력해서 해놓은 데이터를 가지고 지금까지 국내 방역을 해 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텔스 오미크론 감염률이 30% 높다는 것도 죄다 해외 데이터”라면서 “우리나라 접종률, 지역사회 및 인구학적 특성상 30~40%가 될지, 10%가 될지 어떻게 아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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