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 세대교체]저도주 열풍에 '주류 지도' 바뀐다

과즙소주 내세워 점유율 낮은 지역 공략..시장 빼앗기 '전쟁'
40도 고집 꺾은 위스키..저도주 판매 확대
저도주 인기 꺾여도 시장은 유지
  • 등록 2015-07-08 오전 7:58:20

    수정 2015-07-08 오전 7:58:20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저도주 열풍은 한국의 ‘주류 지도’까지 바꾸고 있다. 부산·경남 지역이 주류 시장의 핵심 공략 지역으로 떠올랐고, 난공불락의 성으로 여겨졌던 서울과 수도권의 주류 시장 ‘벽’도 낮아지고 있다.

음주를 자제하는 문화 확산과 소비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주류업체들도 숨통이 트였다. 예상치 못했던 저도주 인기에 20~30대 젊은 소비자를 새롭게 끌어들였고 매출과 수익확대까지 노릴 수 있게 됐다.

“거점 빼앗자”..총성 없는 소주 ‘전쟁’

달콤한 과일의 향과 맛이 특징인 과즙 소주 시장은 그 맛과 달리 업체 간 보이지 않는 경쟁이 치열하다. 서로의 거점을 뺏고 빼앗는 그야말로 전쟁이다.

처음처럼 순하리로 과즙 소주 열풍을 몰고 온 롯데칠성(005300)음료는 부산과 경남 지역에서 이름을 알리는 데 성공했다. 그동안 부산과 경남에서는 무학(033920)의 ‘좋은데이’와 업계 1위 ‘참이슬’에 밀려 처음처럼의 점유율이 높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순하리를 부산과 경남 지역에 먼저 선보이며 롯데주류는 부산·경남의 소주 시장 점유율을 빼앗을 체력을 키웠다는 평가다.

반대로 서울과 경기도권의 문을 꾸준히 두드렸지만 참이슬과 처음처럼에 밀려 고전했던 무학 역시 저도주 덕분에 서울·경기권 공략의 ‘열쇠’를 쥐게 됐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처음처럼 순하리, 자몽에이슬, 좋은데이 컬러시리즈
유자 과즙을 넣은 순하리가 인기를 끌자 블루베리와 석류 등 다양한 과즙을 넣은 좋은데이 컬러시리즈를 출시하며 서울에서 인지도를 높였다. 특히 순하리가 품귀현상을 빚었던 시기를 노려 좋은데이 컬러시리즈를 서울에 입성시켜 틈새시장을 파고들었다.

롯데주류와 무학의 성공은 과즙 소주의 인기를 ‘일시적’이라고 판단하고 여유를 부렸던 업계 1위 하이트진로(000080)를 초조하게 만들었다. 결국 하이트진로도 자몽 과즙을 넣은 ‘자몽에이슬’로 2~3위의 반란을 잠재우기 위해 나섰다. 하이트진로는 참이슬로 쌓아놓은 유통 역량을 내세워 자몽에이슬에 대한 물량공세를 펼치고 있다.

40도 벽 무너졌다..순해지는 위스키

알코올 도수 40도가 ‘불문율’처럼 지켜졌던 위스키 시장 역시 저도주 인기에 영향을 받고 있다. 국산 위스키업체인 골든블루가 알코올 도수 35도를 내세워 성장하자 콧대 높은 위스키 업체들마저 저도주를 보는 눈이 달라졌다.

업계 1위인 디아지오코리아가 대표적이다. 디아지오는 올해 자존심을 접고 저도주인 ‘윈저 더블유 아이스’를 출시했다. 골든블루가 인기를 끌고 있는 부산·경남 지역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제주도로까지 출시 지역을 확대했다. 업계에 따르면 디아지오는 조만간 서울과 경기 지역에도 저도주를 출시할 계획이다.

업계 2위인 페르노리카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노사 간 갈등 등으로 시기가 늦어지긴 했지만, 저도주 경쟁에 뛰어들기 위해 신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저도주 인기 언제까지

한편에서는 저도주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미 오래전 과즙 소주가 한 차례 인기를 끈 바 있는 점을 들어 저도주 열풍도 일시적으로 끝날 것이라는 얘기다. 또한 저도주가 기존 주력 제품의 시장점유율을 빼앗아 매출이나 수익에 별 도움이 되지 않으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역시 저도주 열풍이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저도주만의 새로운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는 시각에는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교보증권은 올해 저도주 열풍이 정점을 찍은 후 앞으로소주 시장 내에서 10%내외 비중을 꾸준히 차지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업계는 저도주가 주력 제품의 점유율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롯데마트가 4~5월 소주 시장을 조사한 결과 과즙 소주 매출과 함께 전체 소주 매출도 증가세를 보였다. 1~5월 소주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2.8% 증가했다. 이는 매년 소주 매출이 감소세를 나타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디아지오 역시 윈저 더블유 아이스가 기존 윈저 시장을 잠식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저도주를 찾는 소비층이 새롭게 생겨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과즙 소주 덕분에 업체들의 매출과 수익 증가도 기대되고 있다. 증권가는 순하리 덕분에 롯데칠성음료의 2분기 소주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25%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백운목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알코올 도수 인하 효과로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며 “과즙 소주 경쟁으로 새로운 소주 시장도 만들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알코올 도수와 소주 출하량 관계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돌발 상황
  • 2억 괴물
  • 아빠 최고!
  • 이엘 '파격 시스루 패션'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