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하다 '쿵'…대답 없더라" 숨진 간호사, 남자친구의 '태움' 증언

'태움' 시달렸던 간호사, 통화 중 '쿵' 소리 나며 쓰러지기도
  • 등록 2021-11-27 오후 1:39:12

    수정 2021-11-27 오후 1:39:12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일명 ‘태움(간호사들이 겪는 직장 내 집단 괴롭힘)’으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한 의정부 을지대 병원 간호사가 상습적으로 모욕과 폭행을 당했다는 남자친구의 증언이 나왔다.

27일 YTN에 따르면 숨진 간호사 A씨(24)와 마지막으로 통화를 나눴던 남자친구 B씨는 A씨가 병원에 근무했을 당시 겪었던 괴롭힘에 대해 구체적으로 증언했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사진=이미지투데이)
그는 “(A씨가) 반복되는 야간·밤샘 근무에 시달리며 밥도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해 날이 갈수록 야위어갔다”면서 “퇴근하겠다고 얘길 했는데 ‘너 같은 애는 필요 없으니까 꺼져라’라며 다 보는 앞에서 혼냈다. 한 번은 볼펜을 던져서 본인 얼굴에 맞았다고”고 심한 모욕감을 느낄 수 있는 방식의 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염려됐던 B씨는 A씨에게 “그만둬라. 우울증 치료도 받자”고 제안했지만, 간호사 일에 대한 열망이 강했던 A씨는 1년 경력을 채우기 위해 버티고자 했다. 더불어 진료 기록이 남으면 간호 쪽에서 일할 경우 피해를 볼 수 있는 것을 걱정하며 끝내 일을 관두지 못했다.

그러나 A씨는 다른 병동으로 옮기는 일이 무산되면서 결국 일을 그만두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상사에게 “60일 뒤에 퇴사가 된다”는 말을 듣고 좌절하고 말았고, B씨는 “외래도 안 보내주는데 퇴사까지 못 시켜주는 것에 ‘너무 다니기 싫다, 그냥 죽고 싶다’라고 그때부터 말했었다”고 회상했다.

또 B씨는 A씨와 영상통화를 하고 있었을 당시를 떠올리면서 “‘쿵’ 소리가 나더니 대답이 없더라. 동기에게 확인 한번 부탁한다고 연락을 남겼는데, 동기는 (A씨가) 정확히 몇 호에 사는지 몰랐다. 문 두드리다가 (소리가 나서) 여기라고…”라고 말하며 말끝을 흐렸다.

(사진=YTN 방송화면 캡처)
끝으로 B씨는 A씨가 비극적인 선택을 하도록 내몬 것은 병원 측의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A씨를 위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건 병원 측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받는 일이다. 경찰 수사와 진상조사 결과를 끝까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6일 경기도 의정부 을지대병원에 입사 후 9개월이 되었을 무렵 A씨는 병원 기숙사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족 측에 의하면 A씨는 직장 내 괴롭힘과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벅찬 업무에 시달리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해당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20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경찰은 병원 내에 괴롭힘이 있었는지 수사에 착수했다. 고용노동부 또한 병원과 A씨 사이의 계약서를 토대로 근로기준법 위반 등을 조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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