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구속]총수 잃은 삼성號..그룹 운영은 어떻게 되나

사장단협의체 만들어 이끌까
그래도 미래전략실이 나설까
  • 등록 2017-02-17 오전 5:49:30

    수정 2017-02-17 오전 8:45:31

특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 영장을 청구하면서 향후 이 부회장이 구속될 경우 매주 수요일마다 서울 서초구 서초사옥에서 열리고 있는 사장단회의가 협의체로 전환돼 그룹 의사결정기구가 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수요사장단 회의를 마치고 서초사옥을 나서고 있는 삼성 각 계열사 사장들. 앞줄 왼쪽부터 김봉영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사장, 김영기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문 사장,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 [이데일리 DB]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삼성이 사상 초유의 오너 구속사태를 맞게 되면서 앞으로 그룹 운영이 어떻게 이뤄질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재계에서 유력하게 보는 시나리오는 크게 세 가지로 △사장단 협의체 중심의 운영 △한시적으로 미래전략실이 그룹 주도 △이부진 호텔신라(008770) 사장 등 다른 오너 일가의 경영 참여 등이다. 어떤 방식이든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의 공백 사태가 현실화되면 중국의 거센 추격으로 갈길 바쁜 재계 1위 삼성의 미래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나리오① 사장단 중심 협의체 경영

이 부회장의 구속이 결정되면서 삼성은 각 계열사 사장들이 협의체를 구성해 그룹 의사 결정을 내리는 비상 경영에 돌입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

사장단 협의체 경영 방식은 지난 2008년 삼성 특검 직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을 때 실제로 운영된 전례가 있다. 당시 삼성은 이 회장 퇴진과 함께 현재 미전실에 해당하는 전략기획실을 공식 해체하고 그해 7월 2일 열린 수요사장단 회의부터 사장단협의체로 전환했다. 이 협의체는 의장인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과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중심이 돼 그룹 주요 사안들을 결정했다.

사장단협의체 산하에는 ‘투자조정위원회’와 ‘브랜드관리위원회’ 등 비상설 기구를 뒀고 이듬해인 2009년 1월 ‘인사위원회’까지 추가돼 3개 위원회가 그룹 전체 의사결정을 조율했다. 이 체제는 이건희 회장이 공식 복귀한 2010년 3월까지 약 1년 8개월 동안 유지됐다.

시나리오② 미전실 한시적 역할 강화

지난달 국회 국정조사 1차 청문회에서 해체가 공식화된 미전실이 한시적으로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특검이 최지성 부회장과 장충기 사장의 구속영장은 청구하지 않았다. 그룹 2~3인자인 이들이 속한 미전실이 삼성을 움직일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삼성 특검 때도 전신인 전략기획실은 해체했지만 주요 인사들은 그룹에서 핵심 역할을 맡았던 것이 그 방증이다.

최지성 부회장은 삼성 특검 당시 사장단협의체 산하 브랜드관리위원회에 참여해 비상 경영을 경험해본 인물이다. 또 장충기 사장은 전략기획실 소속이었지만 해체 이후 삼성물산(028260)으로 자리를 잠시 옮겼고 그 기간 브랜드관리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각 계열사 사장단을 직접 조율한바 있다.

미전실 전략팀장인 김종중 사장도 전략기획실을 형식적으로 대체했던 ‘업무지원실’ 실장을 맡아 그룹 비상 경영에 참여했었다. 미전실의 핵심인 이들 3인방이 모두 오너가 없는 삼성을 함께 이끌어본 경험이 있는만큼 이 부회장 부재 상황에서 상당한 역할을 맡을 것이란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미전실 해체를 공언했지만 오너가 없는 삼성에선 상당기간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며 “미전실 해체는 삼성전자 지주회사 전환과도 맞물려 있어 현재도 관련 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고 이 부회장 구속이 미전실 유지의 명분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나리오③ 이부진 사장 등 다른 오너 부상

낮은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이부진 호텔신라(008770) 사장과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 등 이재용 부회장이 아닌 다른 오너 일가가 경영 일선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런 시각이 존재하는 이유는 이건희 회장이 건재한 상태에서 경영에서만 물러났던 삼성 특검 때와 지금의 삼성 상황은 상당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2014년 5월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한 이후 3년 가까이 투병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경영권을 승계할 이재용 부회장마저 구속되면서 삼성은 권력 공백에 직면하게 된다. 이 부회장이 없는 삼성에서 다른 오너 일가가 아니고선 확고한 중심을 잡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의 어머니인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의 역할 변화도 관심을 끄는 부분이다. 홍 관장이 가진 삼성전자 지분은 0.77%로 아들인 이 부회장(0.6%)보다 많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 내에서 경영권 승계자로서의 이재용 부회장 입지는 확고하다”며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삼성은 한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안갯속으로 빠져들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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