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영의 車한잔]그 많던 경차는 어디로 갔을까

소형SUV에 잠식..점유율 9%대로 추락
모닝 스파크 등 판매 매년 10~15% 감소
'광주형 일자리' 공장서 경형SUV 생산 발표
경차 부활의 신호탄 쏠 수 있을 지 '관심'
  • 등록 2019-02-09 오전 8:46:03

    수정 2019-02-09 오전 8:46:39

기아차가 지난 2017년 출시한 ‘올 뉴 모닝’
[이데일리 임현영 기자] 경차 시장이 급속도로 쪼그라들고 있습니다. 한때 아담한 사이즈와 저렴한 가격·연비덕에 사회초년생을 위한 ‘첫 차’로 꼽혔으나 모두 옛말입니다. 어느새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주도권을 빼앗긴 채 도로에서 보기 힘들어 졌습니다.

통계로도 확인됩니다. 모닝·스파크 등 국내 대표 경차 판매가 매년 두 자릿수 감소하고 있습니다. 기아차 ‘모닝’은 작년 한해동안 5만9397대 팔리며 전년(7만1917대)보다 17.4% 덜 팔렸습니다. 한국GM ‘스파크’ 역시 3만9868대로 4만7244대를 팔았던 작년보다 15.6% 줄었습니다.

물론 잘 나간 적도 있습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2012년 당시 내수 판매된 승용차 중 17.3%까지 치솟았습니다. 정부가 제공하는 혜택도 여전합니다. 취·등록세 면제에다 종합보험료도 10% 할인, 고속도로 통행료·공영주차장도 50% 할인됩니다. 각종 혜택에도 불구하고 경차 비중은 작년 한 자릿 수(9.8%)로 줄었습니다. 인기가 시들해진 요인은 뭘까요.

우선 SUV로 옮겨 간 유행입니다. 경차 판매가 줄어든 만큼 SUV판매가 늘어났습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에는 SUV가 총 51만9886대가 팔렸습니다. 전년보다 12.7% 늘어난 수치입니다.

특히 소형SUV가 경차 자리를 빠르게 대체했습니다. 비교적 저렴하면서 넓은 적재공간·높은 차체 등 SUV 특유의 장점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수요가 늘면서 모델도 다양해졌습니다. 경차의 장점으로 꼽히던 연비도 뒤처지지 않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경차시장을 빠르게 잠식해나갔습니다.

자연스레 업계는 경차 시장을 소홀히 다뤘습니다. 덩달아 살만한 제품도 없어졌습니다. 보통 자동차 회사들은 1년에 한번 신차를 내고, 기존 모델도 상품성을 개선해 출시합니다. 까다로운 소비자를 붙잡기 위한 노력입니다. 그러나 대표 경차로 꼽히는 모닝·스파크는 최근 몇년 새 이렇다할 업그레이드가 없었습니다. 인기가 없으니 개선에 소홀해지고, 다시 판매 하락이 반복되는 악순환이 지속된 것입니다. 여기엔 경차 판매수익이 낮은 점도 한 몫했습니다.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고객들 관심이 SUV로 몰려있으니 업계도 움직임이 없다”며 “세제혜택은 그대로인데 판촉·마케팅 경쟁도 줄어들고 더욱 메리트가 감소했다”고 부연했습니다.

이처럼 볕들날 없던 경차에 최근 관심을 쏠렸습니다. 현대자동차(005380)가 ‘광주형 일자리’ 사업 참여를 계기로 경형SUV, 다시말해 소형SUV와 경차 중간 크기의 SUV를 생산할 계획을 밝혔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현대차는 현재의 고임금 구조에서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경차를 포기해왔습니다. 그러나 광주형 일자리 도입으로 ‘반값 연봉’을 실현한다면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렸습니다.

문제는 경형SUV가 시장의 눈높이를 충족할 지 여부입니다. 현대차 측은 “단순한 경차가 아닌 경형SUV로 승부할 것”이라고 자신하지만, 이미 소형SUV가 잠식한 시장에서 또다른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습니다. 광주형 일자리가 경차 부활의 신호탄이 될지 여부에 다시 관심이 쏠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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