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용 "체육계, 폭언·폭행 뿌리 뽑는 자발적 노력 필요"

평창올림픽 스켈레톤 감독 출신 이용 국민의힘 의원
지난해 '최숙현법' 발의 "신고자 보호 및 2차 가해 금지"
체육계 학폭 의혹에 "열심히 훈련하는 다른 이들까지 나쁘게 볼까 우려"
"내 의원실, 체육회 '소통의 장' 되길"
  • 등록 2021-02-24 오전 6:00:00

    수정 2021-02-24 오전 6:00:00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국회 문은 언제든 열려 있습니다. ‘의원실’이라기 보다는 체육회 소통의 장이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듣고 있습니다.”

이용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의원회관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이용 국민의힘 의원은 23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최숙현법’을 발의하고 많은 선후배들이 격려의 말을 많이 해줬다”면서도 “체육계가 스스로 폭언·폭행을 근절하려는 자발적인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평창 동계올림픽 남자 봅슬레이 스켈레톤 대표팀 총감독을 맡아 ‘아이언맨’ 윤성빈 선수의 금메달(스켈레톤)과 은메달(봅슬레이)을 일궈냈던 인물이다. 이 의원은 지난해 4·15 총선에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21대 국회에 입성해 현재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으로 의정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런 그는 지난해 ‘최숙현법’이라 불리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정치권에 이름을 알렸다. 철인3종 인권침해 사건을 계기로 스포츠인의 인권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된 법안이다. △신고자·피해자 보호 조치 강화 △가해자에 대한 제재 및 체육계 복귀 제한 강화 △스포츠윤리센터 조사권 강화 등이 담긴 이 법안은 지난 19일부터 본격 시행되고 있다.

이 의원은 “신고자에 대한 보호 및 2차 가해 금지 조항이 가장 의미가 있다. 인권침해를 신고 했을 때 ‘팀이 해체될까’, ‘우리 종목에 피해가 될까’란 두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다”며 “사건이 발생했을 때 신고자 보호나 2차 가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금지법을 넣은 게 핵심이다”고 설명했다.

국회에 입성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중대한 대책을 만들어야 했기에 엄청난 부담을 느꼈다고 그는 털어놨다. 이 의원은 “초창기다 보니 국회 일정에 대해 잘 몰랐다. 의원으로서 법에 대해 깊숙이 알았으면 좀 더 좋은 법안이 나오지 않았을까 아쉬움은 있다”고 솔직히 말했다.

최근 체육계에서 불거지는 학교폭력 의혹에 대해서는 “소수의 잘못으로, 스포츠에 대한 공정성과 진정성을 지키면서 열심히 훈련하는 다른 사람들까지 나쁘게 바라보진 않을지 걱정이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선량한 체육인마저 오해를 받게 되는 것을 우려한 말이다.

이어 “체육계 후배들에겐 폭력사태가 생기면 감독·코치와의 소통이 우선임을 인지시키고 있다. 국회의 문은 언제든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이용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의원회관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다음은 이 의원과의 일문일답

-‘최숙현법’ 발의자로서 소회는.

△발의 준비 당시 상당히 힘들었다. 국회 일정에 대해 잘 몰랐다. 정치적인 면에서, 또 의원으로서 법에 대해 깊숙이 알았으면 좀 더 좋은 법안이 나오지 않을까 아쉬움이 있다. 한편으로는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었다. 당시에는 고인과 고인의 가족 우선이라는 생각이었다.

체육계에서도 열심히 훈련을 하거나 사각지대에 놓여 힘든 후배들에 자칫 영향을 미칠까 무거운 마음도 있었다. 다만 체육계가 보완점을 찾았다는 점에선 만족스럽다.

-가장 의미 있는 조항은 무엇인지.

△신고자에 대한 보호 및 2차 가해 금지 조항이 있다. 그걸 심도 있게 봤다. 인권침해를 신고 했을 때 ‘팀이 해체될까’ ‘우리 종목에 피해가 될까’란 두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다. 고 최숙현 선수에 대한 외압이나 왕따 형태가 발생할 우려가 있었고 실제 그런 일이 있었다. 일단은 사건이 발생했을 때 신고자를 보호하고, 2차 가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금지법을 넣은 게 핵심이다. 사건이 발생하고 나서 피해자와 가해자를 격리하는 조항도 의미 있다.

-체육계와 꾸준히 소통을 하는가.

△봅슬레이 국가대표 감독을 마치고도 선수들과의 교감이 많았는데, 코로나19 발발 이후 잘 찾아가진 못 하고 있다. 다만 훈련을 다녀오거나 시합을 준비한다고 하면 안부도 묻고 한다. 체육계 후배들에겐 폭력사태가 생기면 감독·코치와의 소통이 우선임을 인지시키고 있다. 국회의 문은 언제든 열려 있고, 의원실이라기 보다는 체육회 소통의 장이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듣고 있다.

‘최숙현법’을 발의하고 많은 선·후배들이 격려의 말을 많이 해줬다. 그간 보이지 않았던 폭력 사태가 표면 위로 올라온 데 대해 법안을 발의한 건 잘했다고 말해줬다. 다만 체육계가 스스로 폭언·폭행을 근절하려는 자발적인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최근 체육계에서 학교폭력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소수의 인원이 잘못한 부분을, 정말 땀 흘리며 열심히 하고 스포츠에 대한 공정성과 진정성을 지키면서 훈련하는 다른 사람까지 똑같이 바라보지 않았으면 한다.

-체육계 발전을 위해 현재 구상 중인 법안은 있는지.

△코로나19로 전 국민이 힘들어하고 있다. 체육업계에 대한 일부 손실보상제 방안을 준비 중이다. 모든 체육 시설을 대상으로 말이다. 관련 대학교수 등 관계자를 만나서 어떻게 하면 도와줄 수 있을지 다양하게 얘기를 하고 있다.

정책은 현장에 있다고 본다. 어떤 게 중요하고 무엇을 해야 할지는 현장 사람들과 논의해야 한다는 생각이 크다. 의원이 되고 나서 보좌진과 전문가들과 얘기는 하지만 최종적으론 현장 사람들과 소통하고 정책을 발의한다.

이용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의원회관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국회 입성 1년째 소감과 아쉬웠던 점은.

△국가대표 선수들은 훈련을 해야 훈련 수당이 나오는데, 코로나19로 단체 행동을 못 한 나머지 훈련을 받지 못 했다. 그래서 대리운전이나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다. 이에 국가대표 선수들에 비대면 훈련을 적용시켰고 스스로 잘했다고 생각한다. 최숙현법 발의 때도 나름 최선을 다했다.

한편 아쉬운 건, 국회가 충분한 논의와 절차를 통해 타협하며 정책을 도출해야 하는데 충분한 논의 없이 어느 정도 이야기가 진전되면 정해진 시간 안에 표결을 하더라. 170여석 거대 여당이 법안을 마치 시간을 정해둔 양 발의하는 듯했다. 법안은 한 번 정하면 국민이 지켜야 할 최소한의 기본원칙이니 신중히 검토하고 시간이 늦춰져도 하나하나 의논하고 토론해서 좁혀나갔으면 한다. 야당과의 협치가 필요하다.

-올해 상임위 등 의정활동 목표가 있다면.

△어느 의원이나 마찬가지일 듯한데, 단연 코로나 방역 대책이다. 소상공인뿐 아니라 체육시설업, 문화·예술인들도 영업과 공연을 전혀 하지 못 했다. 가장 큰 건 관광업계인데, 2주 자가격리가 필수여서 외국을 편히 넘나들 수가 없다. 정부가 손실보상제를 도입한다는데, 100%는 아니더라도 다각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예술·관광·체육 분야가 어떻게 하면 코로나19 이전의 상황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4월 서울시장 재보선에서 야권이 승리할 수 있을까.

△충분한 가능성이 있고 우세라고 판단한다. 이유는, 첫 번째로 지금 왜 재보선을 하는지 시민이 잠시 잊고 있다. 또 재보선 소요 비용이 800억원을 넘는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여당이 당헌·당규를 무시하고 후보자를 냈다.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 약속을 했으면 그걸 지키고 이행하는 게 정치인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당내 과반인 초선들의 활약이 앞으로 중요하다.

△초선들은 정말 열심히 한다는 말을 많이 한다. 당내 과반인 초선들의 의지와 가고자 하는 방향이 흔들리면 당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생각한. 이번 재보선과 대선에서, 지역구든 비례대표든 각자의 소임을 다하면 충분히 가능성을 보일 수 있다.

-추가로 더 할 말은.

△국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서로 고성을 자제하고 상대 의원에 대한 질의와 발언을 존중하는 국회가 됐으면 한다는 것이다. 여야 의원끼리 ‘그건 아니다’ ‘틀리다’며 고성을 지르는 행위는 동료 의원에 대한 배려가 아니다. 국민이 그걸 볼 때 의원의 품격을 어떻게 볼지도 중요하다. 정의롭고 인품이 있는 의원이 발의한 법이니 지켜야겠다고 받아들일지 의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코로나19가 종식됐으면 하는 마음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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