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우 ‘트라우마’ 건드린 이상열…“가해자는 가만히 있자”

[이데일리 김소정 기자] 남자 프로배구 한국전력의 박철우가 과거 자신을 때린 이상열 KB손해보험 감독을 공개 비판했다.

(왼쪽부터) 박철우, 이상열 (사진=박철우 SNS, 연합뉴스)

박철우는 18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OK금융그룹과의 경기 승리 뒤 “이상열 감독 인터뷰를 보고 하루 종일 손이 떨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분이 감독이 됐다고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너무 힘들었고 경기장에서 마주칠 때마다 쉽지 않았다”며 “KB손해보험 선수들에게는 정말 미안하지만 이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분의 사과를 바라지 않는다. 이미 그 일이 있었을 때 고소를 취하했고 반성하고 좋은 분이 되시기를 기대했는데 들려오는 이야기는 그렇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박철우는 “어렸을 때만 해도 운동선수라면 맞는 게 당연했고 부모님 앞에서 맞은 적도 있다”며 “이 감독이 대학 지도자 시절에도 선수에게 ‘박철우 때문에 넌 안 맞는 줄 알아’란 말을 한 것으로 들었다”고 했다.

이어 “사랑의 매도 정도가 있는데 이상열 감독에게 맞아서 기절하고 고막 나간 선수도 있다. 내 친구고 동기들이다”라며 “프로배구가 나쁜 일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게 싫지만 이건 아니다. 이번 기회에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지난 17일 이상열 감독은 프로배구 선수들의 과거 학교 폭력 논란을 두고 “폭력 가해자가 되면 분명히 대가를 치르게 된다고 후배들에게 충고했다”라며 “어떤 일이든 대가가 있을 것이다. 인과응보가 있더라. 저는 그래서 선수들에게 사죄하는 느낌으로 한다”라고 말했다.

이는 자신의 과거를 언급한 것. 이 감독은 2009년 남자배구 대표팀 코치 시절 박철우를 구타해 ‘무기한 자격정지’ 중징계를 받은 적 있다.

하지만 이 감독은 징계 2년 만인 2011년 한국배구연맹(KOVO) 경기운영위원으로 임명됐고 이후 이 감독은 대학 배구 지도자와 해설위원 등을 거쳐 지난해 KB손해보험 감독이 됐다.

이 감독의 인터뷰 후 박철우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정말 피꺼솟이네. 피가 거꾸로 솟는다는 느낌이 이런 것인가”라고 분노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가해자는 가만히 있자”, “이상열 감독은 정말 미안하면 저런 말 못하지”, “박철우 용기 지지한다”, “입 닫고 있으면 될 것을...”, “박철우 선수가 피해자 심정을 제대로 말했다”, “가해자는 원래 자신이 했던 행동을 잊는다”, “이재영, 이다영도 결국 돌아올 듯”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학교 폭력 가해자인 흥국생명 소속 이재영·이다영은 소속팀으로부터 무기한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다. 배구협회도 이들의 국가대표 자격을 무기한 박탈했다.

이재영·이다영의 학교 폭력 폭로가 나오게 된 건 이다영의 SNS 글 때문이다. 이다영은 SNS에 “괴롭히는 사람은 재미있을지 몰라도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은 죽고싶다”는 등의 심경 글을 올렸다.

제보자는 이를 두고 “이 글을 가해자가 올렸더라. 본인이 했던 행동들을 새까맣게 잊었나 보다”라고 쌍둥이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