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주택연금‥집값 뛰자 중도해지 급증

  • 등록 2020-08-27 오전 6:00:00

    수정 2020-09-07 오후 3:36:58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주택연금이 흔들리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들썩이면서 주택연금의 중도해지 건수가 큰 폭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입하려고 해도 주택가격 상승으로 가입 기준을 맞추지 못하는 상황도 속출하고 있다. 고령층의 노후 안전판 역할을 하는 주택연금의 역할이 크게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택연금 중도해지 건수는 상반기에만 1100여건으로 추산된다. 매달 주택연금 가입자 180여명이 중도해지를 결정했다. 지난해 전체 중도해지 건수는 1527건(월 평균 127건)과 비교하면 44% 이상 급증한 셈이다.

주택연금은 만 55세 이상 고령자가 주택을 담보로 맡기고 평생 혹은 일정 기간 연금식으로 다달이 생활자금을 받는 상품이다. 일종의 장기주택담보대출인데 공공기관인 주택금융공사가 보증료를 받고 보증을 제공해 안정적인 수급이 가능하다.

하지만 주택연금을 중도에 해지하면 받은 연금액을 일시 상환해야 할 뿐 아니라 주택가격의 1~1.5% 정도의 보증료를 포기해야 한다. 또 3년간 주택연금 가입이 불가능해진다. 이런 불이익에 불구하고 주택연금 중도해지가 급증한 건 최근 가파른 집값 상승 때문이다.

주택연금은 가입할 당시의 주택가격을 기준으로 연금액을 산정한다. 가입 시점의 집값이 향후 수십년간의 연금을 결정하는 구조다. 그런데 최근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뛰자 집값 대비 낮은 연금수령액에 불만을 품은 가입자들이 중도해지에 나서는 셈이다.

노후 대비를 위해 주택연금에 가입하려고 해도 가입 기준을 맞추지 못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주택연금은 시가 9억원(감정원 시세기준) 이하 주택보유자만 가입할 수 있다. 그런데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이미 9억원을 넘어선 상태다. 서울 지역 웬만한 아파트는 주택연금 가입이 안된다는 뜻이다.

실제로 주택연금 신규 가입도 주춤해졌다. 올해 상반기 신규 가입은 총 5172건이다. 겉보기엔 작년(1만982건)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올해부터 가입연령이 60세에서 55세로 대폭 기준을 낮췄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코 많지 않은 숫자다.

주택연금 가입 기준인 시가 9억원은 12년 전에 만들어진 기준이다. 그간 부동산 시장의 변화를 고려해 연금 가입조건을 현실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9억원을 넘은 상황에서 9억원을 주택연금의 가입자격을 제한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면서 “고령층의 생활안정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기준을 12억원이나 15억원 정도로 상향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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