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다 보니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나 창조물을 베끼는 일도 많아졌다.더구나 SNS의 발달은 이른바 ‘카피캣’의 손쉬운 먹잇감이 된다는 부작용도 만들어냈다. 통상 ‘표절이나 모방’이라 하면 미술이나 음악, 영화 등 문화예술분야의 창작물에 국한되는 문제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상품은 물론 식당의 음식 조리법부터 스타트업의 서비스까지 분야를 불문하고 전 방위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어떤 제품이 인기몰이를 한다 싶으면 금세 유사한 제품이 등장하고, 심지어 유사하다 못해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똑같은 제품을 만들어 팔기도 한다. 이른바 ‘카피캣의 전성시대’가 된 것이다.
카피캣의 양상도 다양해졌다. 개인이 기업을, 무명기업이 유명기업을 모방하는 경우는 많았지만 최근에는 그 반대의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인지도와 규모를 앞세운 유명 업체가 카피캣을 판매할 때 영세 업체가 입는 피해는 실로 막대하다. 영세 업체 입장에서는 법적 대응을 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자신들이 힘들게 이뤄 낸 성과가 탈취당하는 걸 보면서도 벙어리 냉가슴 앓듯 그저 당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유명기업들은 이러한 현실을 교묘히 악용해서 일단 판매 했다가 문제 제기를 하면 그제야 슬그머니 판매를 중단하는 ‘안되면 말고’ 식의 카피캣들도 자주 목격하게 된다.
물론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고, 모방의 창조의 어머니라며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요즘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방은 벤치마킹을 도약판 삼아 원조를 뛰어넘는 또 하나의 창조물이 아니라 그저 돈이 된다면 앞뒤 가리지 않고 베끼기 급급해 만들어진 복제품이 대부분이다. 얼마 전 뉴스를 떠들썩하게 했던 ‘덮죽덮죽’ 사태만 봐도 그렇다. 누군가는 복제품으로 손쉽게 돈을 버는 동안 또 누군가는 억울함에 눈물을 흘리고 가슴을 치고 있을 것이다. 타인의 상상력과 창의력에 손쉽게 편승할 수 있는 사회는 결국 창조 동력을 잃어버리고 만다. ‘무임승차’하는 카피캣에 관대하지 않은 사회, 이것이 우리가 진정 콘텐츠 강국으로 가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