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승자의 저주]무너진 '강덕수 신화'

무리한 M&A가 결국 그룹 해체로 이어져
  • 등록 2018-02-16 오전 8:00:00

    수정 2018-02-16 오전 9:49:09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은 한때 샐러리맨 신화의 대명사였다. 지난 2001년 전 재산인 20억원을 털어 위크아웃 위기에 빠진 쌍용중공업을 인수한 뒤 승승장구하며 재계 13위까지 오른 STX그룹을 일궜기 때문이다. STX의 성장동력은 활발한 인수·합병(M&A)였다. 지난 2001년 10월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던 대동조선을 인수해 사명을 STX조선으로 바꿨다. 2004년에는 범양상선을 인수해 STX팬오션으로 이름을 바꿨다.

출처:네이버
STX그룹은 ‘선박 엔진용 소재·부품, 선박 엔진 제조, 선박 제조, 해양 운수’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한때 전 세계에 21개의 조선소를 확보해 일반 상선과 여객선, 해양플랜트, 방산용 군함까지 모든 선박을 건조하는 화려한 진용을 갖추기도 했다.

하지만 욕심이 컸던 것일까. 승승장구하던 강 전 회장도 M&A 업계에서 거론되던 ‘승자의 저주’를 피하지 못했다. M&A를 통해 외형을 확장해가던 STX그룹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흔들렸다. 조선·해양업의 급속한 침체와 맞물려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여기에 저가 수주로 물량 공세를 하는 중국 조선사들과 출혈경쟁이 깊어지면서 STX조선의 부실은 가속화됐다. 조선과 해운경기가 호황일 때는 힘을 발휘하던 수직계열화는 경기가 식자 독(毒)이 됐다.

더군다나 자체 자금이 아닌 투자자들의 자금과 채권단의 융자 등으로 M&A 자금을 마련한 터라 사업부진이 지속하자 STX는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채권단과 투자자들의 상환 요구가 빗발쳤고, 계열사 매각 등 구조조정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이후 STX그룹은 해체되는 운명을 맞았다.

옛 쌍용양회의 평범한 회사원으로 출발해 대기업 오너에 오른 강 회장의 신화는 결국 ‘비운의 신화’로 마감하게 됐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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