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힘들어도…연극의 시대정신은 계속된다

어렵게 무대 오르는 소극장 연극 2편
'애쉬-부르잖아요, 김재일씨'·'난폭과 대기'
인간성 상실·N포 세대 등 사회문제 다뤄
좌석간 거리두기 등 안전 대비 갖추고 공연
  • 등록 2020-03-26 오전 5:35:00

    수정 2020-03-26 오전 5:35:00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공연계 침체가 길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개막을 결정한 소극장 연극 2편이 있다. 극단 달팽이주파수의 ‘애쉬-부르잖아요, 김재일씨’(3월 25일~4월 5일 한양레퍼토리씨어터), 프로젝트 아일랜드의 ‘난폭과 대기’(3월 27일~4월 5일 선돌극장)다. 비교적 젊은 극단들의 작품으로 인간성 상실과 N포 세대 등 사회적인 문제를 예리하게 포착해낸다.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도 연극의 시대정신은 이어져야 한다는 외침처럼 보인다.

연극 ‘애쉬-부르잖아요, 김재일씨’ 연습 장면(사진=극단 달팽이주파수).


‘애쉬-부르잖아요, 김재일씨’는 2018년 창단한 극단 달팽이주파수가 ‘인간성 상실’을 주제로 4편의 연극을 연이어 선보이는 ‘회색인간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송천영 작가의 희곡을 극단 달팽이주파수의 대표인 배우 겸 연출가 이원재가 무대화한다. 제39회 서울연극제 연기상, 2019년 한국연극배우협회 올해의 배우상 등을 수상한 배우 한윤춘이 이원재와 함께 출연한다.

주인공은 40대 남성 김재일이다. 평범하게 살아가던 김재일 앞에 남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애쉬’라는 존재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한때 같은 꿈을 꿨던 친구 일주의 죽음 이후 애쉬가 김재일을 도발하기 시작하고, 김재일은 꿈을 향한 삶과 산송장처럼 죽어가는 삶 사이에서 고민하게 된다.

이 연극은 당초 지난 5일 개막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3주 연기했다. 힘든 상황에도 공연을 결정한 것은 관객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함이다. 극단 달팽이주파수 관계자는 “코미디 연극과 같은 상업극에 젖은 관객에게 연극이 가진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싶었다”며 “철저한 방역과 소독, 좌석간 거리두기 등을 통해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난폭과 대기’는 도발적인 극작가로 유명한 일본 모토야 유키코의 희곡을 무대화한 작품이다. 연극 ‘일상의 광기에 대한 이야기’로 2018년 서울연극제를 비롯한 각종 연극 시상식을 휩쓸었던 프로젝트 아일랜드가 신인 연출가 곡수인을 비롯한 20대 신인 연극배우들을 중심으로 지난해 8월 워크숍을 시작으로 공연을 준비해왔다.

일본의 버블경제 시대를 겪고 자란 ‘제로세대’ 청년들의 현실을 기묘하면서도 엉뚱하게 풀어낸다. 남매도 애인도 아닌 히데노리와 나나세가 함께 사는 집에 반조, 아즈사 등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경제적, 사회적 압박으로 많은 걸 포기하고 살아가는 한국의 ‘N포 세대’ 청년의 모습과도 닮아 있는 작품이다.

외부 지원 없이 단원들이 십시일반으로 제작비를 모아 힘든 시국에도 공연을 올리기로 뜻을 모았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과 소독은 물론 좌석간 거리두기를 위해 전체 110석 중 40석만 오픈해 공연을 진행한다. 프로젝트 아일랜드 관계자는 “지난해 워크숍을 시작으로 오랜 기간 공연을 준비해왔고 신인 연출가, 배우들의 새로운 도전을 담은 애정이 큰 작품이라 공연을 포기하지 않고 올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연극 ‘난폭과 대기’ 콘셉트 이미지(사진=프로젝트 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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