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경기 성남시 코맥스(036690) 본사에서 만난 변우석(45) 부사장은 홈 네트워크 산업의 현황을 이 한마디로 압축했다.
홈 네트워크 분야 세계 톱3 기업으로 손꼽히는 코맥스는 초창기 인터폰(월 패드·Wall Pad)을 필두로 현재는 스마트 홈·보안 시스템, 디지털도어락 등 홈 IoT(사물인터넷) 전반을 연구·개발 및 판매하는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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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봉덕(77) 코맥스 회장의 아들인 변 부사장은 올해로 경영수업 10년 차에 접어들었다. 변 부사장을 포털 사이트에 검색하면 아직도 ‘기업인’이 아닌 ‘문화예술인’으로 표기돼 있을 정도로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변 부사장은 경영수업 7년 차인 2013년, 한 언론 인터뷰에서 “성악은 저만 잘하면 됐는데 회사는 직원과 거래 업체까지 함께 성장해야 해 성악보다 경영이 더 힘들다”고 언급했다.
10년 차인 지금 그는 “그때보다 경영이 한층 복잡해졌다”고 답했다. 변 부사장은 “사실 10년 전만 해도 국내로 보면 통신 3사, 해외로 보면 구글과 같은 글로벌 IT(정보기술)기업들이 우리의 협력자 혹은 경쟁자가 될 줄은 몰랐다”며 “불확실성, 즉 미래를 예측하는 게 한층 더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TV·밥솥·보일러부터 웨어러블 기기까지 일상생활 전반에 IoT가 화두로 떠올랐다. 하지만 실제 사용자는 별로 없어 소위 ‘실체 없는 IoT’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게 나오는 게 현실이다. 변 부사장도 이점에 대해선 일견 동의했다. 그는 “현재 홈 IoT에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기기가 목소리를 사람만큼 못 알아듣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직도 UI(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비롯해 작동법에서 최적화·단순화를 못 찾은 것도 홈 IoT 대중화를 가로막는 요소”라고 진단했다.
변 부사장은 “우리도 IoT 연구에 돌입한 이후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또 지금도 겪는 중”이라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라디오를 틀어놓고 단순히 ‘불 꺼’라고 지시하면 잡음 때문에 인식을 못 할 수 있다”며 “앞에 명령어(예를 들면 ‘코맥스’)를 붙인 후 ‘불 꺼’라고 하는 식으로 음성인식의 정확도를 높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초창기 다양한 기능이 주 화면에 탑재됐던 월 패드 속 UI도 점점 단순화하는 추세다.
최근 코맥스는 별도의 배선공사 없이 오래된 아파트에 홈 IoT를 구축할 수 있는 ‘스마트홈 시스템’을 출시했다. 변 부사장은 “보통 오래된 아파트에서 눈에 보이는 벽지는 바꾸기 쉬워도 벽 안에 있는 내선을 바꾸기는 사실 굉장히 어렵다”며 “새로 출시된 제품을 통하면 주차관제시스템, 방범센서를 물론 집 안의 전등·가스·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홈네트워크 시스템을 누릴 수 있는 최신기술”이라고 자랑했다.
1968년 서울 세운상가 한켠에 작은 전자공업사에서 시작한 코맥스는 지난해 매출 1143억원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변 부사장은 2년 뒤 창업 50주년을 앞두고 제2의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변 부사장은 “현재 해외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며 “2018년까지 매출액 2000억원, 더 나아가 홈 IoT분야 글로벌 1등 기업으로 올라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