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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인터넷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의 성장이 매섭다. 유료 서비스라는 장벽에 부딪혀 가입을 꺼려했던 사람들도 가족 또는 친구들과 공동 계정을 개설하고 OTT 세상에 입문하고 있어서다. 과거 미디어 콘텐츠의 주요 창구였던 지상파나 종합편성채널도 점차 OTT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
OTT 서비스의 성장은 주가로도 확인할 수 있다. 주요 OTT인 넷플릭스의 지난해 10월 30일 종가는 291.45달러였다. 반면 지난 29일 넷플릭스는 504.2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단 1년만에 주가가 73%나 급등한 셈이다. 지난 3분기 기준 넷플릭스의 전세계 가입자 수는 1억 9515만명에 달했으며 향후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가입자가 급증할 전망이다.
넷플릭스처럼 과거에도 우리나라 어린이들에게 다양한 해외 콘텐츠를 제공해주던 회사가 있었다. 바로 대영팬더다. 1983년 창업주 임종구 씨가 세운 ‘대영비디오프로덕션’에서 출발한 대영팬더는 동양비디오 등과 함께 1980~1990년대 어린이 비디오 시장을 휩쓸었다. 아직까지 ‘호환, 마마, 전쟁’이 등장하는 경고 문구나 엄마와 자식 팬더 로고는 회자될 정도로 당시 어린이들에게 대영팬더의 영향력은 절대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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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에는 일본 대중문화 개방 이전 시점이라 일본 전대물을 직접 수입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애니메이션으로 분류해서 수입했다. 당시 당국도 성우를 기용해 한국어로 더빙을 하고 장소나 등장인물 이름까지 현지화를 한 점, 헬멧과 수트를 쓴 장면이 많이 나오는 점 등을 이유로 눈감아줬다고 한다.
대영팬더는 후뢰시맨의 성공을 기점으로 다양한 전대물을 수입했다. 대표적으로 △우주특공대 바이오맨(일본명 초전자 바이오맨) △빛의 전사 마스크맨(일본명 광전대 마스크맨) △평화의 전사 라이브맨(일본명 초수전대 라이브맨) 등이 있다. 일본 전대물 인기에 자극을 받아 개그맨 최병서을 주인공으로 ‘화이팅맨’을 제작하기도 했다.
대영팬더의 성공은 당시 시대 변화를 정확히 읽은 사업 감각 덕분이다. 1976년 일본 JVC 사에서 가정용 비디오테이프 규격인 VHS를 내놓고 이것이 세계적으로 퍼져나가면서 우리나라에서도 가정용 비디오테이프 시대가 개막했다. 여기에 ‘비디오 대여점’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비디오 공급 플랫폼이 급증했던데다 당시 아동용 콘텐츠가 부족했던 탓에 대영팬더가 수입한 전대물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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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산업의 몰락으로 사세가 기운 대영팬더는 지난 2015년 12월부터 영상 컨텐츠 미디어 부분으로 새롭게 사업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현재 대영팬더는 기존 수입·유통했던 특촬물의 DVD, 굿즈 등을 판매하는 정도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