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청래 의원의 가벼운 ‘입’

  • 등록 2014-04-17 오전 8:34:48

    수정 2014-04-17 오전 8:52:45

[이데일리 김경원 기자] 매년 선거철만 되면 ‘북풍’은 단골 메뉴 가운데 하나다. 멀리는 1987년 대선 직전 발생한 KAL기 폭발사건부터 가깝게는 천안함 침몰사건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6·4지방선거도 예외는 아니다.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의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정 의원은 지난 달 24일 경기 파주에서 발견된 소형무인기에 이어 같은 달 31일 인천 백령도, 4월 6일 강원 삼척에서 발견된 소형무인기를 두고 “북한 소행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파문을 확산시키고 있다. 정 의원은 지난 11일 국회 외교통상위원회에서 “(소형무인기 내) 서체는 ‘아래한글’로 북한은 보통 ‘광명납작체’를 쓴다”면서 “북한 무인기라고 주장하는데 왜 ‘아래한글’ 서체가 있느냐, 이건 코미디”라고 지적했다. 국방부가 앞서 소형무인기가 북한 소행으로 추정되는 정황 근거를 다수 식별했다고 발표했는데도 불구하고, 정 의원은 북한측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한 셈이다.

이에 여당 의원들은 정 의원의 발언을 집중 공격했고 정 의원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막말로 대응했다.

엄밀하게 따지면, 정 의원을 발언은 통합 신당의 정강정책에 반하는 행동이다. 안철수 공동대표가 통합 당시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는 어떤 세력도 거부한다”며 정강정책에 ‘안보’를 강조했기 때문이다. 김한길 공동대표도 즉각 공개적으로 경고할 정도였다. 신당의 정강정책은 물론 지방선거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지도부의 자제 요청에도 정 의원은 ‘정당한 의정활동’이라면서 자신의 행동이 옳다고 밀어붙이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국회의원은 헌법기관으로서 그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의 무게는 일반인과는 차원이 다르다. 자신의 발언이 어떤 파장을 가져올 것인지 깊이 고민하고 신중해야 할 일이다. 더욱이 정 의원의 발언은 본의는 아니겠지만 북한측으로부터도 악용되고 있다는 점조 곱씹어봐야 할 대목이다. 북한은 정의원의 발언을 인용하며 이번 소형무인기 사건이 자신들과 무관함을 강변하고 있다. 대통령에 대한 막말파문 등 국회의원들의 정제되지 않은 발언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정 의원의 신중하지 못한 발언을 보면서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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