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간단'의 뜻을 아시나요? 신종 조건 성매매 성행

상호합의를 넘어선 성폭력 발생이 비일비재
尹정부의 '여가부 폐지' 놓고 '반성매매 운동' 현장에선 갑론을박
  • 등록 2022-07-02 오후 3:49:44

    수정 2022-07-02 오후 5:12:17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트위터 등 SNS에서 신종 성매매 은어의 등장과 함께 ‘차에서 이뤄지는 성매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일명, ‘차간단’(차에서 간단히 하는 성매매)이다.

‘차간단’ 성매매는 신체 터치 허용 범위와 횟수, 시간과 장소, 거주 지역구, 시간 당 얼마의 돈 등 구체적 조건을 먼저 기술하면, 성 구매자들이 ‘가장 합리적인’ 조건을 찾아 성 매수를 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문제는 ‘조건만남’ 같은 성매매 유형이 아동, 가출 청소년, 여성 등 사회적 약자들을 ‘피해자’로 쉽게 유인하며 또 현장에서 상호합의한 조건들을 넘어선 행위가 피해자에 강요된다는 점이다.

이하영 성매매 해결을 위한 전국연대 대표는 이날 이데일리와의 연락에서 “(차간단 등 조건만남 성매매 유형은) 자신이 할 수 없는 것을 명시했더라도 실제 상황에선 전혀 지켜지지 않는다. 피해자들은 이 현실에 적응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며 ‘차간단’ 성매매가 성폭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정폭력, 성폭력, 성매매 등이 범죄로 인정받기 힘든 상황에서 피해자가 성폭력 피해를 호소할 때 적극적인 성인지감수성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성인지감수성은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가 처한 상황과 맥락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다.

즉, 정부가 성인지감수성을 토대로 경제적·사회관계적 어려움에 처한 피해자들이 성매매에 유입되지 않도록 사회적 안전망을 구성하는 등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 성매매는 갈수록 교묘해지는데...尹정부는 ‘여가부 폐지’ 드라이브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자리한 경복궁역 인근에서 벌어진 여가부 폐지 반대 시위 (사진=성매매 해결을 위한 전국연대)
온라인을 통해 이뤄지는 ‘조건 성매매’는 갈수록 법·제도의 규제망을 교묘히 회피하는 반면 이를 전담하는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는 존폐위기에 휩싸여있다. 반성매매 운동 일선 현장에선 답답함이 터져나온다. 여가부 폐지는 컨트롤타워 부재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여성폭력피해자지원현장단체연대(협력단체 기관 535곳)는 지난 4월 7일 “가정폭력, 성폭력, 성매매, 이주여성 폭력, 장애여성, 디지털 성폭력 등 다양한 여성폭력은 구조적 성차별을 토대로 발생한다”며 여가부 폐지 공약 철회를 강력 주장했다.

성매매경험당사자네트워크 ‘뭉치’에서 활동하는 ‘지음’ 씨는 “한국의 성매매 구조는 강력하고, 그 안에는 10대부터 모든 연령대의 많은 여성들이 있다. 어떤 이유로 유입되었든 성매매는 여성에 대한 착취를 공고히 하는 체제”라며 “여성들의 피해를 방지하고, 착취의 고리를 끊기 위해선 여가부가 필요한데 윤 대통령은 ‘여가부가 소명을 다했다’고 한다. 이건 성차별이나 성착취가 없다는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성매매 현장에서 성매매 되는 자 대부분은 여성이고, 성매수자 대부분은 남성”이라며 “성매매 현장에서 어떤 일이 자행되고 있고, 누가 누구를 착취하는지 잘 알고 있다. 성매매는 젠더폭력의 최전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혜련 사단법인 수원여성인권돋움 활동가도 “여전히 성매매에 대한 인식은 ‘자발성’ 혹은 ‘비자발성’이며 비난의 대상은 여성”이라며 “여성폭력을 경험한 모든 여성이 피해자로서 보호받을 수 있으려면 여가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서울 소공동에서 ‘청년과 함께하는 타운홀 미팅’을 열고 “현재의 여가부 폐지 원칙은 변함없다”며 여가부 폐지를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도 “여가부가 하고 있는 역할이나 기능은 없어질 수 없다”며 “윤 정부 기조는 변함없지만 여가부 역할을 어떻게 담아내고 새로운 패러다임에서 모던하게 만들어낼 것인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여성단체와 현 정부가 반성매매 운동에 대한 ‘여가부 역할’에 큰 시각차를 갖고 있어 향후 큰 마찰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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