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경 LG 명예회장 별세…경영일선 물러난 뒤 버섯재배·골프 즐겨

2002년 수향식품 세워 버섯 등 먹을거리 생산
2008년에는 골프 라운딩서 ‘에이지 슈터’ 기록
  • 등록 2019-12-14 오후 12:46:59

    수정 2019-12-14 오후 12:46:59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14일 별세한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은 만 70세가 되던 1995년 그룹 경영권을 장남인 고 구본무에게 물려주고 경영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구 명예회장은 경영에서 물러난 뒤 충남 천안에 있는 연암대학 인근 농장에서 버섯을 재배하는 일을 취미처럼 즐겼다. ‘국내에 버섯공장은 여럿 있어도 종균(種菌)하는 곳은 없다’는 얘기를 듣고서다.

취미는 사업으로 이어졌다. 그는 2002년 희성식품이라는 이름으로 버섯 등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회사를 설립했다. 2004년에는 수향식품으로 이름을 바꾸고, 버섯 외에도 콩된장, 면류, 만두 등을 생산했다.

취미로 시작한 사업은 2009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흑자를 달성해 화제가 됐고, 이듬해에는 매출 1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골프도 즐겼다. 2008년에는 경기도 곤지암 CC에서 능성 구씨 대종회 멤버들과 함께 한 골프경기에서 당시 나이와 같은 84타를 기록해 ‘에이지 슈터’가 됐다. 에이지 슈터란 18홀 골프경기에서 본인의 나이와 같거나 더 적은 스코어를 기록한 사람을 뜻한다.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이 14일 별세했다. 향년 94세. 1925년생인 구 명예회장은 LG 창업주인 고(故) 구인회 회장의 장남으로 LG그룹 2대 회장을 역임했다. 고인은 1995년 1월 럭키금성 그룹을 LG그룹으로 바꾸고 장남인 고 구본무 회장에게 물려주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사진은 1999년 구자경 LG명예회장(왼쪽)과 고(故) 구본무 전 LG회장이 담소를 나누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구 명예회장은 부산 사범학교 교사로 재직 중이던 1950년 부친의 부름을 받아 그룹의 모회사인 락희화학공업사(현 LG화학) 이사로 취임하면서 그룹 경영에 참여했다. 1969년 구인회 창업회장이 별세하자 1970년 그룹 총수에 올랐다.

회장으로 취임할 당시 그룹은 럭키와 금성사, 호남정유 등 8개사에 연간 매출이 270억원이었다. 취임 이후 한국경제의 고도성장기 때 범한해상화재보험과 국제증권, 부산투자금융, 한국중공업 군포공장, 한국광업제련 등을 인수했고, 럭키석유화학(1978년), 금성반도체(1979년), 금성일렉트론(1989년) 등을 설립했다. 고인이 경영에서 물러날 당시 LG는 30여개 계열사에 매출액 38조원의 재계 3위 그룹으로 성장했다.

고인은 “국토가 좁고 천연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가 의존할 것은 오직 사람의 경쟁력 뿐”이라며 인재 양성에 주력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지난 1974년 농업 근대화의 기수가 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천안연암대학을 세웠다. 공업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10년 뒤인 1984년에는 연암공과대학을 설립했다. 지난 1987년 여의도 LG 트윈타워 내에 설립한 국내 민간기업 과학관 1호인 LG사이언스홀도 그의 뜻에 따라 건립됐다. 1998년에는 부산의 옛 LG화학 공장부지에 두 번째 LG 사이언스홀을 설립했다. 아울러 1996년 자신이 살던 서울 종로구 원서동 사저를 기증해 국내 최초의 디지털도서관인 LG상남도서관을 개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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