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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첫 창업에 나선 것은 1998년. 어린 시절부터 계속해 온 제빵 일보다는 한창 떠오르는 IT 관련 사업이 성공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갖고 인생을 새로 시작했다. 초고속인터넷 열풍이 불던 당시 그는 그간 벌었던 돈과 이곳저곳에서 빌린 자금으로 두루넷 인터넷 설치 회사를 차렸다.
문 대표는 “당시에는 IT열풍 등으로 종업원의 겸업이 비교적 허용되던 시기였다”며 “제빵일을 하면서도 인터넷 설치 사업이 인기를 끌자 설치기사 80명이 될 정도로 사업을 키워나갔다”고 회상했다.
제빵일과 인터넷 설치 사업이라는 2가지 일을 동시에 하며 승승장구하던 그에게 갑작스레 두루넷의 부도 소식이 들려왔다. 그는 “인터넷 설치 사업은 기본적으로 설치가 이뤄진 이후 1~2달이 지나서 대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며 “갑자기 부도 소식을 듣고 나니 이미 설치된 비용은 전혀 청구할 수 없었고 사업을 위해 빌렸던 돈은 모두 빚더미로 돌아왔다”고 회고했다. 3년간 밤낮으로 쏟았던 노력은 모두 허사로 돌아갔다. 그에게 남은 것은 10억원에 육박하는 빚더미 뿐이었다.
문 대표는 목표는 “한국에서 가장 큰 빵집을 운영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2010년 조선호텔을 관두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된다. 문 대표는 “과거의 창업 실패로 생긴 빚을 모두 갚고 나니 내 이름을 걸고 제대로 된 빵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파리바게트 등 대형 빵집이 만드는 냉동 생지 빵이 아닌 프리미엄 빵으로 승부를 본다면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창업 배경을 설명했다.
프리미엄 빵으로 승부를 건 레스까르고는 창업 4년만에 5호점까지 생길 정도로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끌었다. 2013년 12월 창업 이후 매출은 2014년 1년만에 10억원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19억원까지 증가했다. 문 대표는 “현대백화점(069960)에 입점 제의를 받아 들어갈 정도로 치아바타 빵이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며 “유동 인구가 많은 청계천에 매장을 열었으니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제대로 된 빵 맛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레스까르고의 빵은 대형 프렌차이즈 빵집과 달리 냉동 생지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냉동 생지를 사용할 경우 치아바타 빵 특유의 맛을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치아바타 빵은 이탈리아 지역에서 샌드위치 등에 식사 대용으로 쓰이는 빵이다. 국내에서는 프리미엄 제빵 열풍을 타고 ‘식사빵’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지기도 했다. 좋은 빵맛을 위해 레스까르고 본점에 생지 공장을 만들어 매일 2차례씩 매장에 배달하고 있다.
그는 국내 곳곳에 레스까르고와 같은 빵집이 늘어나는 미래를 꿈꾸고 있다. 문 대표는 “군산의 이성당, 대전의 성심당 등과 같이 각 지방마다 지역의 대표 빵집처럼 레스까르고도 성장해 나갈 것”이라며 “달팽이를 의미하는 레스까르고라는 단어처럼 느리더라도 깨끗한 곳에서 천천히 앞으로 나가는 빵집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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