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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글 삭제 약 1시간 전으로 되돌아 가봅시다. 일단 댓글부터 시작해 비난 여론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새누리당 김형진 수석부대변인은 국회에서 이런 브리핑을 하죠. “과연 대한민국 공당의 당직자인지 의심이 간다. 제 1야당의 공식입장을 전달하는 부대변인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처신을 했다”고 논평합니다. 그러면서 즉각 해임을 요구했죠.
허 부대변인이 올린 5개 문장의 글은 ‘야당의 부대변인이 김정은에게 존경한다는 글을 올렸다’는 한 줄 논란으로 불거집니다. 비난의 화살은 점차 새정치연합, 당 전체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허 대변인은 결국 북한 김정은과 박근혜 대통령 “두 분 다 존경한다”는 글을 올린 지 이틀 만에 자진사퇴 했습니다. “본의 아니게 당에 누를 끼쳤고, 본래 뜻을 국민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하지 못한 제 불찰”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곤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제 본심만은 알아달라”고도 했습니다.
문득 ‘존경’의 쓰임새가 궁금했습니다. 국어사전에는 남의 인격·사상·행위 따위를 받들어 공경한다는 의미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이를 테면 여야 의원들은 국회 상임위원회 회의 때면 서로 헐뜯고 얼굴을 붉히다가도 “존경하는 위원님”이라는 말을 꼭 붙입니다. 이때는 어떤 쓰임일까요. 아무래도 인격 즉, 그 사람의 자격을 상호 존중한다는 의미가 아닐까요. 국회의원 각각은 국민이 뽑은 하나의 대의기관일테니 말이죠. 허 대변인의 페북 글로 봤을 때 김정은의 인격 또는 사상, 행위 중 합의를 했다는 그 행위에 한정한 표현으로 보입니다. 그는 해명 글을 통해 “타결 소식에 너무 기뻐서 했던 의례적 인사”였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여론은 이미 그의 편이 아니었습니다. 허 부대변인도 “본래 뜻을 국민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하지 못한 제 불찰”이라며 잘못을 인정했습니다.
이번 일은 한 번 곱씹어 볼 만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단순히 놓고 보면 남북 대치 상황에서 적이라고 할 수 있는 북한의 김정은에게 존경한다는 표현을 했고, 그 책임을 지고 사퇴한겁니다. 그런데 그는 공식적인 공간에서 논평을 한 게 아니며, 김정은을 존경한다는 의미가 사상이나 인격을 두고 표현한 게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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