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 보건당국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모더나사(社)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 승인을 연기했다. 유럽 등지에서 나타나고 있는 청소년층에서의 모더나 백신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진 탓이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식품의약국(FDA)은 희귀 부작용 위험과 관련해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을 12~17세 청소년들에게 접종하도록 하는 긴급사용 승인을 연기했다.
반면 FDA는 앞서 화이자 백신의 경우에는 청소년 접종에 대해 긴급사용 승인을 내렸었다. 당시 자문패널 토론에서는 백신 접종 이후 청소년에게서 심근염이 나타날 위험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위원회는 부작용보다 접종에 따른 이득이 더 크다며 사용을 승인했었다.
북유럽 국가들의 금지 후 FDA도 모더나 백신이 같은 mRNA(메신저 리보핵산) 기반의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보다도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 심근염을 일으킬 위험이 더 높은 지를 재검토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FDA의 재검토 절차는 몇 주일 정도 더 걸릴 전망이며, 최종 결정 시점은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다.
전날 FDA가 외부 자문위원회에 제출한 미국 내 보건 데이터에 따르면 mRNA 백신을 접종한 18∼25세 남성들의 심근염, 심낭염 발병 확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자료에는 모더나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접종자 사이에서 유의미한 차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북유럽 국가들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데이터를 토대로 모더나 백신 접종자의 심근염 발병 확률이 화이자 백신보다 분명히 높다고 밝히고 있다. 유럽의약품청(EMA)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모더나 백신 접종자의 심근염 발생 보고가 화이자보다 3배 많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다만 모더나 측은 지난 5월 청소년 3700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한 결과 심근염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보고한 바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12∼17세 청소년들에게 접종 가능한 코로나19 백신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이 유일하다. 해당 연령 미국인 2500만명 가운데 1200만 명 이상이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이미 접종한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