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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이 촉발시킨 원유공급 과잉 우려감에 국제유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주도해 산유량 감축 합의를 6월 이후까지 연장하지 않을 경우 유가가 다시 배럴당 30달러대까지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5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34센트(0.7%) 하락한 배럴당 47.70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런던 ICE거래소의 5월 인도분 브렌트유 값도 전날보다 4센트(0.08%) 내린 배럴당 50.60달러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50달러를 찍었던 국제유가가 10% 가까이 급락하고 있는 셈이다.
진 마시얼 트래디션에너지 시장리서치 대표는 “지금 상황에서 추가적인 원유 감산이 없다면 기본적으로 유가는 배럴당 30달러대 초중반까지 하락할 수 밖에 없다”며 OPEC 산유국들이 6월까지로 돼 있는 감산 합의를 그 이후까지 연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사우디 아라비아는 지금보다 더 높은 유가를 원하고 있으며 30~35달러 정도로는 어려움이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결국 사우디가 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대니얼 예진 IHS마킷 부회장은 “사우디는 그들만 감산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며 “사우디는 현 상황에서 유가를 안정화시키는 역할을 원하지 과거처럼 유가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스윙프로듀서 역할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사우디가 6월 이후까지 감산 합의를 연장하는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월가에서는 하반기 유가 전망을 다소 하향 조정하는 추세다. JP모건이 하반기 브렌트유 전망치를 종전 배럴당 58.75달러에서 55.75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 전망치도 평균 60달러에서 55.60달러로 낮췄다.